15일 66주년 광복절을 기념하여, 서울의 중심부 광화문에서는 많은 행사들이 펼쳐졌다. 진보와 보수 단체들이 잇따라 집회를 개최하였으며, 광복절 기념음악회 등 각종 문화행사들이 진행되었다.
언론에서 크게 보도되는 행사가 다일까? 잘 알려진 광화문의 잘 알려지지 않은 광복절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시위 뒤편의 고생 많은 경찰들, “우리의 고초도 좀 알아주세요!”
서울 시내 곳곳에는 아침 일찍부터 치안 유지를 위해 평소보다 많은 경찰들이 배치되었다. 경찰들은 시위를 하는 동안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비상사태를 대비하여, 땅바닥에 계속 쭈그려 앉아있다. 어떤 이들은 긴장에 움츠려있고, 다른 이들은 따분해 하며 대기하고 있다. 이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장애인들의 울부짖음, “장애인 절망도시 서울은 이제 그만!”
덕수궁으로 향하다가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을 마주쳤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에서 왔다고 소개한 이들은, 다른 도시에 비해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달라고 부르짖었다. 지하철역의 텁텁한 공기 속에서 오세훈 시장에게 본인부담금 부과 철회와 저상버스 도입의 활성화를 외치며 울부짖는 그들의 모습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덕수궁의 근위병 교대식, “더욱 힘차게!”
매일 있는 근위병 교대식, 시청역 광장을 지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보지만 오늘은 뭔가가 달라보인다. 근위병들의 눈빛과 발걸음 평상시보다 더 날래고 힘차다. 광복의 기쁨을 표현한 것인가? 아니면 최근 일본의 행동에 대한 분노를 담은 것인가? 아니면 이 둘을 모두 내포하는 것인가? 투쟁에서 축제로, “이제 시위의 개념은 바뀌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시위하면 각종 언론에서 보도되는 투쟁적인 모습만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러한 시위 개념이 점차 바뀌고 있다. 서울대 점거 농성 때는 학생들이 평화롭게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더니, 오늘에서는 춤을 추며 즐겁게 시위에 임하고 있다. 시위의 풍속도가 바뀌어가는 것을 느낀다. 탑골공원에서 진행된 나라사랑운동, “모두가 참여합니다!”
1919년 3.1운동의 발상지로 더욱 유서 깊은 탑골공원. 광복절 기념 민족 공동 행사(8.15광복절행사기념민족공동행사준비위원회 주최)가 열린 이곳에서는, 최근 일본의 독도도발과 맞물려 독도 지킴이 서명운동이 한창이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이 서명에 동참해 주는 모습에선 우리는 하나라는 것이 마음 속 깊이 와닿았다. 봉숭아 학당에서 온 소녀들, “광복절을 알리기 위해 거리로 나왔습니다!”
길을 걷다 1919년 3월1일의 모습을 문득 떠올리게 되었다. 흑백의 단아한 옛날 교복차림을 하고 온 학생들이 손수 만든 지도와 광복절 기념 피켓을 들고 거리를 도보하는 것이었다. 서울여자대학교 동아리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환한 웃음으로 사진기를 대하는 모습에서 무언가 모를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광복(光復), 그리고 광화문(光化門), “하나되어 나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빛을 비추는 것!” ‘광복(光復)’을 풀어보면 ‘빛의 회복’이며, ‘광화문(光化門)’을 풀어보면 ‘빛이 되게 하는 문’이다. 오늘의 걸음을 통하여 아직까지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본다. 하지만 서로가 기쁨으로 하나되어 나아가는 모습도 본다. 이것이 바로 빛(光)의 회복(復)이며, 온 세계에 빛을 비추는(光化) 현장(門)이 아닐까? 기자수첩 = 김태훈 기자 기사제보- newsshare@newsshare.co.kr < ⓒ 뉴스쉐어 -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정론. >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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