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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나는 꼼수다' 열풍, 한반도 강타

인기 비결은 과연?

박청지 기자 | 기사입력 2011/12/01 [23:16]

[기자수첩]'나는 꼼수다' 열풍, 한반도 강타

인기 비결은 과연?
박청지 기자 | 입력 : 2011/12/01 [23:16]
얼마 전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서 한국의 한 토크쇼에 대해서 심도 있게 다룬 기사가 실려 눈길을 끌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애플에서 운영하는 온라인방송 팟캐스트에서 다운로드 수 200만을 기록한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이다. 팟캐스트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소개만으로는 대한민국에 불고 있는 ‘나꼼수’ 열풍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이들의 오프라인 토크 콘서트는 매회 매진을 기록하고 있으며, ‘나꼼수’ 출연진들의 저서는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상위권을 휩쓸며 출판계 또한 뒤흔들고 있다.
 
‘나꼼수’, 그리고 4명의 패널들

대체 ‘나꼼수’라는 토크쇼는 무엇인지, 또 무엇 때문에 사람들을 이토록 흥분시키는지 알아보자. 

2011년 4월 27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1주일에 한편씩 팟캐스트를 통해 공개된다. 약 두 시간 정도 진행되는 이 토크쇼는 네 명의 패널이 등장한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김용민 시사평론가와 시사IN의 주진우 기자가 그 주인공이다.

이 네 명의 패널은 거침없는 입담을 뽐내며 민감한 정치적 현안에 대한 견해를 쏟아낸다. 보통의 시사프로그램에서 느껴지는 딱딱함이나, 무거움은 찾아볼 수 없다. 2~30대 젊은이들이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비속어도 종종 등장한다.

‘나꼼수’를 이해하기에 앞서 이 네 명에 대해 살펴보자. 

김어준 총수는 1998년에 ‘딴지일보’라는 진보성향의 인터넷 신문을 창간하여 언론활동을 시작했다. 국내 최초 독립 인터넷 신문이었다. ‘딴지일보’는 ‘딴지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김어준 씨는 ‘딴지일보’의 편집장이자, ‘딴지그룹’의 총수이다.
 
‘딴지’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그는 꾸준히 기성 정치인과 보수 세력에 딴지를 걸며 비판해왔다. 덕분에 ‘딴지일보’는 꽤 두터운 구독층을 형성했고,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그의 영향력은 상당한 수준이다. 얼마 전 출간한 그의 저서 ‘닥치고 정치’ 또한 큰 인기를 끌며 그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정봉주 전 국회의원은 17대 민주당 국회의원이었다. 정치인 출신답게 이명박 정권의 의혹을 제기하고, 파헤쳐서 그에게는 ‘저격수’라는 별명이 붙었다.
 
실제로 지난 서울시장 선거 당시 한나라당 후보인 나경원 최고의원이 부친의 사학재단을 교육부 감사에서 빼달라는 청탁을 했음을 폭로했다. 이 때문에 정봉주 전 의원은 나 후보 측으로부터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정봉주 전 의원 역시 ‘나꼼수’를 통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어준 총수와 쌍벽을 이루는 거침없는 입담과 함께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자기 자랑으로 마친다는 의미의 ‘깔때기’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기도 했다. 최근 정봉주 전 의원도 ‘달려라 정봉주’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 또한 많은 주목을 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패널 중의 한 명은 김용민 시사평론가다. 극동방송 PD, 기독교 TV의 노조사무국장의 경력을 가진 그는 소위 ‘짤린’ 경험이 많은 사람이다. 극동방송에서도, CTS에서도 권력에 맞서 대항하다 축출당한 경력이 있다.
 
‘시사돼지’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나꼼수’의 진행과 편집을 맡고 있다. 최근 그의 저서 ‘보수를 팝니다’를 통해 신랄하게 대한민국의 보수를 파헤쳐서 진보 언론인으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마지막 패널은 종합 시사 주간지 ‘시사IN’의 주진우 기자이다. 2004년 여의도 순복음 교회의 조용기 목사 비리 의혹을 고발한 기사를 쓴 뒤 ‘사탄 기자’라는 별명이 붙었던 그는 최근 ‘나꼼수’에서 ‘누나 전문 기자’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BBK 사건 핵심 증인인 김경준에 대한 검찰의 ‘회유 협박 의혹’ 기사를 썼다가 검찰로부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했는데,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를 처음 쓴 기자로도 유명하다.

‘나꼼수’열풍, 괜히 생긴게 아니다
 
수많은 사람이 ‘나꼼수’에 열광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무엇이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운로드를 하게 하며, 뉴욕타임스와 알자지라에서도 ‘나꼼수’에 관심을 끌게 하는 것일까? 심지어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나꼼수’의 패널들의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가 인기를 끌 정도로 ‘나꼼수’ 열풍은 이제 신드롬이라 부를 만하다.

‘나꼼수’를 즐겨 듣는 대부분의 사람은 ‘나꼼수’ 열풍의 원인을 ‘속 시원한’ 카타르시스라고 한다. 현실 정치에 대한 실망과 염증, 그리고 보수언론에 대한 불신 속에서 답답한 속을 뚫어주는 통로라는 것이다. 

또한, 패널들이 사용하는 젊은이들의 언어와 비속어는 ‘나꼼수’의 부제인 ‘가카 헌정 방송’이라는 강도 높은 풍자와 더불어 희극적 요소로 자칫 무겁고 어려운 주제인 정치적 현안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킨다. 기존의 시사프로그램이 지루하다고 느낀 사람들도 잡아둘 수 있는 매력이다.

물론 일부의 보수 세력은 ‘나꼼수’에서 주장하는 대부분이 불확실한 음모론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한 쇼라는 것이다.
 
중앙일보의 김진국 편집주간은 ‘나꼼수’를 “픽션과 논픽션, 논평과 코미디의 경계를 흐리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또한, 칼럼을 통해 “시니컬한 패러디와 상층부 사람들에 대한 비웃음을 들으며 웃을 때 정치는 개그가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김어준 총수가 ‘나꼼수’에서 다루는 많은 현안이 ‘의혹 단계’에 있음을 인정했지만, 그렇다고 ‘나꼼수’의 열기가 쉽사리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나꼼수’를 통해 제기되는 문제들의 사실 여부가 아닌 듯하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다양한 목소리를 가진 국민들을 대변할 만큼 우리의 언론이 다양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형 방송사와 신문사가 모두 정권 친화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나꼼수’같은 프로그램의 탄생과 열풍은 어쩌면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기자수첩 = 박청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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