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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역사는 반복되는가? 4·27과 10·26 재보선이 연상되는 19대총선

민심과 표심의 알 수 없는 사이

윤수연 기자 | 기사입력 2012/03/29 [18:30]

[기자수첩] 역사는 반복되는가? 4·27과 10·26 재보선이 연상되는 19대총선

민심과 표심의 알 수 없는 사이
윤수연 기자 | 입력 : 2012/03/29 [18:30]
[윤수연 기자의 "세상의 모든 순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故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 후보를 지원사격하고 나섰다.

안 원장은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김근태 선생과 인재근 여사에게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습니다. 인재근 여사의 삶에 더 이상의 아픔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용기있고 신념을 가진 여성, 인재근과 함께 도봉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기를 희망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인재근 후보를 공식 지원했다.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인 안 원장의 공식 지원에 정치권은 다시 긴장하는 분위기이다. 총선에서 그가 어떤 모양으로든지 역할을 하게 되면 충분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가 나서면 승리? 조건없는 야권연대가 가져다 준 승리


안 원장이 아니더라도 13일 앞으로 다가온 4·11총선은 다분히 작년 있었던 4.·27과 10·26재보궐 선거를 연상케 하는 부분이 있다.

부산에 출사표를 던진 손수조 후보의 선거법 위반 논란과 문대성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 비례대표로 나선 이자스민 후보의 학력위조 의혹 등 갖가지 의혹으로 인해 새누리당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도 당시와 비슷하다.

10·26재보선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밀어부친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로 인해 당시 한나라당은 위급한 상황이었다. 총선을 앞두고 한 석이 아쉬운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오 전 시장의 사퇴를 만류했으나, 오 전 시장은 주민투표가 저조한 참여율을 보이자 약속대로 서울시장직에서 사퇴했다.

출마를 고민하던 안철수 원장이 높은 지지율을 보일 때, 박원순 시장은 한자리수의 지지율로 위태로운 출발선상에 있었다. 안 원장이 박 시장을 만난 후, 박 시장 지지를 전격 선언하면서 힘을 얻기 시작했다. 

처음 안 원장의 지지로 우세를 점하는가 싶던 박 시장은 새누리당의 거침없는 네거티브 공세에 말려 열세를 면치 못하며 힘겨운 선거전을 이어갔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조직력이 없는 박 시장의 사격수로 나선 것은  '나는 꼼수다' 4인방. 이들은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나경원 후보의 '고가 피부클리닉'와 '사학 감사 청탁' 등의 의혹을 줄줄이 제기하며 난타전을 함께 치렀다.

그러나 이로 인해 선거전이 치열해지자, 보수층이 집결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나라당에 고개를 돌리던 보수층은 선거가 다가오자, 놀라온 집결력으로 보여주며 나 후보와 박 시장의 승부를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되었다. 다급해진 박 시장 측이 안 원장에게 다시 도움을 요청했고, 민주당과 야권은 오로지 한나라당과의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 전면적인 지원에 나섰다.

손학규 당시 민주당 대표가 나섰고,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진보층의 일명 '소셜테이너'로 불리는 김제동 등의 스타와 공지영 작가도 전폭적인 선거운동에 나서며 투표율을 독려하기에 애썼다. 10·26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무소속의 박원순 시장이었지만, 그 감격은 야권연대가 모두 함께 누렸다.

10·26재보궐선거, 실질적인 승리자는?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당시 12군데서 치러졌던 지방자치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8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무소속이 2곳에서 당선되었으며, 민주당은 텃밭이라 할 만한 전라도에서만 2명이 당선되었을 뿐이다. 민주당이 두팔 걷고 나섰다고 해도 박원순 시장이 당선된 것은 무소속으로 출마했기 때문이지, 민주당으로 출마했다면 낙선했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10·26서울시장 재보선은 어떤 의혹이 제기되건, 어떤 문제가 발생하건, 보수층의 요동치지 않는 지지기반에 있는 한나라당에 비해 민주당과 야권은 조건없는 연대를 해야만 '겨우' 선거전에서 이길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4·27 재보궐 선거가 내놓은 의미심장한 결과

이보다 앞서 치러졌던 4.·27재보선도 의미심장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특히 3대 격전지라 불렸던 강원도와 경기 분당을, 경남 김해을은 양당이 모두 사활을 걸고 나섰다.

경기 분당을은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곳이었다. 뻔한 승패가 예상되던 곳이라, 민주당에서도 어떤 인물을 내세울지 고심하고 있을 때 손학규 당시 민주당 대표는 의외의 카드를 빼어들었다.

당대표인 자신이 직접 나선 것이다. 패배할 경우 정치적인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상황에서 손학규의 선택은 탁월했다. 강재섭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친 결과는, 민주당의 승리였다.

여당 텃밭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손학규 의원은 철새이미지를 벗고 민주당 대표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강원도에서 치러진 도지사 싸움은 전현직 MBC사장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흥미진진했다.

애초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가 10~20%를 넘나드는 격차를 보이며 앞서가고 있었으나, 막판에 터진 불법선거운동은 엄 후보에게 치명상을 입혔다.

초반에 고전을 면치 못하던 최문순 후보는 51.8%의 득표율을 보이며 46.5%의 득표율을 얻은 엄기영 후보를 생각보다 여유롭게 따돌렸다.

침울한 한나라당에 의외의 승전보를 전한 인물은 故노무현 대통령의 고향 김해을에 출사표를 던졌던 김태호 의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전국민의 추모 분위기에 맞물린데다 김해공항 이전문제까지 터진 상황이라, 여당에 대한 민심이 여느 때보다 나빴다. 게다가 후보로 나선 인물은 국무총리로 지명되었다가 도덕성 문제로 낙마했던 김태호 후보였다. 

누가 나서도 승리할 것 같은 분위기에 재를 뿌린 것은 야권 스스로였다. 민주당과 유시민이 이끄는 국민참여당은 막판까지 후보 단일화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벼랑 끝에서 시민단체들까지 나선 끝에 간신히 국민참여당의 이봉수 후보가 나섰으나, 이미 민심은 싸늘해진 후였다. 야권이 피터지게 자기들만의 싸움을 하고 있을 때, 김태호 후보는 적대해마지 않던 故노무현 대통령의 묘소에 무릎까지 꿇는 퍼포먼스 끝에 당선됐다.

자신도 믿기지 않는 승리에 김태호 의원은 당선되자 눈물까지 글썽였다.

삐걱이는 야권 연대, 논란에 휩싸인 새누리당보다 불안한 이유

정권 심판론이 고개를 들고 있으나, 새누리당은 여전히 든든한 지지기반이 있다. 대선과 총선을 치르면서 이탈하는 정치인이 많지 않았던 것을 감안해 볼 때 선거전을 치를 때의 당내 집결력도 탄탄하다.

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악화되어 있을 때, 민심이 요구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집어내고 이에 맞는 이미지의 후보를 선출하는 능력도 무시할 수 없다.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당선이 가능한 거물급 정치인들이 새누리당의 승리를 위해 불출마를 선언했다.

야권연대를 하고도 여론조작 의혹으로 볼썽사나운 싸움을 연출하고 있는 서울 관악을 지역이 아니더라도 현재 야권 연대는 불안한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민심이 곧 표심은 아니라는 것이다. 몇 차례의 선거전에서 여론조사가 번번히 빗나간 이유가 그 때문이다.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민심이 좋거나 나쁘다고 해서 그 민심이 곧바로 표로 집결되지는 않는다.

민심만 믿고 선거전에 임하게 된다면 승패는 뻔하게 될 것이다.

기자수첩 = 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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