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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8대 대선, 결과보다 논공행상이 우려된다

윤수연 기자 | 기사입력 2012/12/14 [14:45]

[기자수첩] 18대 대선, 결과보다 논공행상이 우려된다

윤수연 기자 | 입력 : 2012/12/14 [14:45]
[윤수연 기자의 "세상의 모든 순간"]

대선을 코앞에 두고 언론들은 지난 12일 실시한 대선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가 아니더라도 이번 대선은 유례없는 치열한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계속 뒤지고 양상을 보이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역전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으며,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격심했던 격차가 어느 정도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양당은 현재 사활을 걸고 불꽃튀는 접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14일 마감된 부재자투표도 여느때보다 투표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선거전이 가열되는 만큼, 목불인견의 네거티브전도 여느 때보다 치열하다. "아님 말고" 식의 일단 의혹을 제기하고 보는 네거티브전에 'oo설'과 '~카더라' 통신이 난무하고 있다.

중진 정치인과 사회단체들은 물론 연예계와 문화계에서 속속 이어지고 있는 지지선언도 가세했다.

대선 후보 지지율이 여느 때보다 치열한 만큼 지지선언과 네거티브전에도 표심이 크게 쏠리고 있다.

문제는 현재의 대선 판도로 보아서는 대선의 결과가 정권연장이냐, 정권교체냐의 판가름보다 그 이후의 아전투구 양상이 더욱 가관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고려 왕건과 조선 이성계는 어떻게 새로운 정권을 창출했나?

후삼국을 통일하고 고려를 창건한 왕건은 지방에 난립하고 있던 호족들의 세력과 결탁하여 견훤이 이끄는 백제를 누르고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것에 성공했다.

이후 논공행상을 두고 각 지방 호족의 아전투구가 벌어지자, 왕건이 선택한 방법은 혼인을 통해 권력을 배분하는 방식이었다. 왕건은 수십명의 부인과 후궁을 들이는가 하면 왕실내에서도 혈족과 친척간의 혼사를 적극 장려함으로써 혼인관계를 통해 대립점에 있던 호족의 반발을 무마했다.

그러나 타격은 왕건이 세상을 떠난 후, 계속 이어졌다. 혼인관계로 이루어진 외척을 등에 업은 왕자들로 인해 수시로 왕이 바뀌는 참사가 벌어진 것.

고려시대는 정권이 세워진 후, 한동안 혼란에 시달려야 했다.

역사를 보고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렇지 않으면 고려 왕조를 뒤엎은 역성혁명으로 새로운 국가를 창건했기 때문이었을까?

조선의 태조 이성계는 무자비한 숙청을 정권을 장악했다. 고려의 충신 최영의 참살한 사건에서부터 일기 시작한 피바람은 태조의 아들 태종까지 이어져 혈육간의 참혹한 살해로까지 번진 후, 겨우 왕권을 안정시켰다. 

태종은 다른 왕자들을 누르고 자신을 왕위에 올린 일등공신이었던 자신의 부인 민씨의 형제들을 숙청한 것은 물론 자신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세종의 장인까지 죽음으로 몰고 가면서 왕권을 안정시켰다.

왕권을 세운 공신들은 필연적으로 권력을 탐할 수 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어느 정권이 들어서건 이 정권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공을 세운 공신들의 논공행상을 따지고 드는 것은 그 만큼 복잡하면서도 참담한 상황이다. 

현대 한국 정치의 공신들

우리나라의 정치도 마찬가지이다. 故노무현 대통령은 소위 '코드인사'로 불리는 친노 진영으로 참여정부의 기틀을 다졌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MB정권은 고려대와 소망교회, 영남출신 인사를 압축한 '고소영'이라는 한 마디로 압축된다. 

정권을 창출하는데 성공한 공신들은 저마다 다른 사람보다 더 밥숟가락 하나라도 더 얹겠다며 달려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도 예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에서는 박 후보의 의중을 읽기 위해 고심하는 인물들로 가득 차 있으며, 뒤늦게 줄줄이 문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는 중견 정치인들이나 문화계 인사들에 대해서도 눈길이 곱지 않다. 

종교도 가세했다. 개신교가 특정 정치 세력과 결탁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일명 '십알당'은 대형교회 부목사 출신이라고 알려진 윤정훈 목사가 이끌고 있다며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윤 목사는 현재 새누리당 선대위 SNS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검찰에 고발된 상태이다.

차기 대통령, 미리 선긋기 해야

초박빙상태의 현재 상황에서는 누가 18대 대통령이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난 정권들처럼 소위 공신들을 대접하기 위해  인사권 임명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박근혜 후보는 지난 11월 26일  열린 TV토론회에서 "집권시 주변인사들에게 일정기간 동안 공직을 주지 않겠다"는 발언을 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와 원희룡 전 의원의 경우 캠프에 참여하면서 "평당원으로서 백의종군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도 집권 후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며 박 후보를 거들고 나섰다.

안철수 전 대선 후보도 "다음 정부에서는 어떠한 임명직도 맡지 않겠다"며 권력나눠먹기라는 비판을 사전에 차단했다. 현재 문재인 후보의 가장 큰 지원군이 되어주고 있는 안 전 후보는 기꺼이 이렇게 말하고 나섰지만, 민주통합당에는 백의종군을 선언할 정치인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 든다.

문제는 지금 혈안이 되어 뒤늦게 밥숟가락 얹어야겠다며 달려드는 '공신'들을 각 후보가 어떻게 차단할 것인지 여부이다. 

그동안 어떠한 정치적인 안목이나 가치관도 없이 밀실야합과 권력나눠먹기로 되풀이해온 구태정치가 제각각 정치쇄신을 부르짖고 있는 두 후보의 앞날을 위해 과연 길을 비킬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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