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영국의 축구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1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세계 최고 리그를 대표하는 두 명문팀 간의 맞대결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영국 프리미어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챔피언들끼리 맞붙는다. 이들 리그는 현재 전 세계 축구계를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속 선수들만 봐도 별들의 전쟁이다. 

▲ FC 바르셀로나 선수단 (UEFA홈페이지 출처)     © 송승현 기자

바르셀로나는 현존 최고의 축구선수인 메시와 다비드 비야, 이니에스타, 사비, 피케, 푸욜 등 최고의 선수들이 경기에 나설 예정이며 맨유 역시 루니, 에르난데스, 박지성, 긱스, 발렌시아, 비디치 등은 이에 뒤지지 않는다. 

박지성의 맨유는 영국 축구역사상 처음으로 19번째 리그 우승을 이뤄 리버풀을 제치고 금세기 최고의 팀으로 등극했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단 (UEFA홈페이지 출처)     © 송승현 기자

바르셀로나 역시 2008~2009시즌 트레블을 달성하고 올해에도 28경기 무패행진을 하는 등 전문가들은 현존 세계최강의 팀으로 뽑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바르셀로나의 우세를 점치고 있으나 맨유 역시 만만치 않은 전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어 예측하기 어렵다. 현재 두 팀간의 전적은 11번째 맞대결이며 3승 4무 3패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이와 함께 결승전에 임하는 두 팀의 전술과 포지션별 맞대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경기 스타일은 점유율 축구와 패스축구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는데 어떠한 상대를 만나더라도 정교한 짧은 패스를 통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져가며 자신들의 스타일대로 경기를 풀어나간다. 

메시나 비야같은 무시무시한 공격수들은 공을 잡기만 해도 상대는 막기 힘들다. 메시는 챔피언스리그에서 현재 12경기 11골로 득점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공을 잡으면 예측할 수 없는 폭발적인 드리블과 믿기지 않을 정도의 골결정력이 장기이다.

이러한 바르셀로나를 상대해야 하는 맨유는 올시즌 바르셀로나를 상대했던 아스널과의 경기나 레알마드리드의 경기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바르셀로나와 비슷한 패스게임을 즐기는 아스널은 지난 바르셀로나와의 챔스리그 16강 경기에서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빠른 역습과 역시 패스게임으로 2대 1의 짜릿한 승리를 거둔 바가 있다.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레알마드리드가 올해 바르셀로나를 상대한 전술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데 챔스리그 4강 2차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비전술을 들고 나왔다. 레알마드리드는 전방에서부터의 강한 압박과 활동량으로 바르셀로나가 자신들의 경기스타일대로 운영하지 못하도록 했다.

특히 페페를 수비형미드필더로 배치하여 전반전 왕성한 활동량으로 강력히 몰아붙여 바르셀로나를 쩔쩔매게 했다. 그러나 후반전에 레알마드리드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페페의 퇴장까지 겹치며 2대 0으로 지기는 했으나 이전까지 호각세였다.

▲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 송승현 기자

바르셀로나를 무너뜨릴 수 있는 해법은 다음과 같다. 메시는 두말할 것 없는 최고의 공격수이나 메시에게 볼을 전달하는 것은 이니에스타와 사비이다. 이들은 미드필드더의 교과서라고 불리며 바르셀로나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한다.

이들은 짧은 패스를 연결하며 공간을 찾아 들어가고 유기적인 플레이와 킬러 패스로 공격을 주도한다. 이들을 막아서 패스의 맥을 미리 끊어 놓는 것이야말로 바르셀로나를 무너뜨릴 수 있다.

▲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 사비 에르난데스     © 송승현 기자

레알마드리드가 중원에서부터의 강한 압박과 활동량으로 사비나 이니에스타가 제대로 볼 전달을 못하도록 하니 바르셀로나는 경기를 제대로 풀어가지 못했다. 비록 후반전 레알마드리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며 바르셀로나의 스타일이 살아나 승리를 내 주기는 했으나 이 전술이 효과적임에는 틀림이 없다.

레알마드리드에는 박지성이 없었다면 맨유에는 박지성이 있다. 

명장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유의 전술을 예상해 보면 이번 바르셀로나와의 챔스 결승에서도 퍼거슨 감독은 4-5-1 전술을 들고 나올 것이다.

맨유는 올해 강팀과의 경기에서 주로 4-5-1 전술을 사용했다. 두터운 중원을 형성하고 강한 압박과 두터운 수비를 바탕으로 루니와 에르난데스, 박지성같은 발빠른 공격수들을 통한 역습은 맨유의 강팀상대 전용 전술이 되었고 엄청난 활동량과 압박을 펼치는 박지성은 이 전술의 핵심이었다. 이 전술에 첼시나 리버풀, 아스널 등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 맨유의 미드필더 박지성     © 송승현 기자

강팀킬러이자 전천후 플레이어 박지성의 역할에 대해서 벌써부터 영국 언론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데일리미러지는 박지성이 ‘메시의 발을 묶을 맨유의 비밀병기’라고 보도했다.

이번 결승에서 박지성의 역할은 이번 챔스 결승의 승부처가 될 것이다. 혹자는 박지성이 메시를 봉쇄하느냐 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오히려 공격형 중앙미드필더나 측면미드필더로 나와 이니에스타나 사비를 상대해야 한다. 그것이 아니라면 측면미드필더로 에브라와 함께 메시를 봉쇄하는 임무를 받을 수도 있다. 

바르셀로나의 공격의 시발점인 이니에스타와 사비를 곤경에 빠뜨려야 한다. 2년전 챔스 결승에서 만났던 맨유는 메시에 집중하느라 이니에스타와 사비를 편안하게 플레이하도록 놔두며 바르셀로나의 패스게임에 힘 한번 못쓰고 당했다.

박지성의 왕성한 활동량과 뛰어난 수비력을 바탕으로 이니에스타나 사비를 강하게 압박하고 패스를 차단하여 메시나 비야에게 정상적인 볼 배급이 이루어질 수 없도록 해야 한다. 또 바르셀로나의 패스를 차단한 이후에는 곧바로 역습으로 이어져야 한다. 역습시 한 박자 빠른 패스와 루니, 에르난데스와 함께 공간을 찾아 빠르게 치고 들어가는 맨유의 삼각편대는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감독을 고민에 빠뜨리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것은 오직 박지성이기에 가능하다. 

이러한 박지성의 장점이 잘 드러난 경기가 2008~2009년 챔스 4강전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와 최근 리그 우승을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였던 첼시전에서의 역할이다. 첼시전에서 박지성은 측면미드필더로 나와 강한 압박과 태클로 첼시의 공격을 차단하고 첼시의 미드필더들을 무력화시켰다. 공을 차단하면 빠른 역습을 주도해 선제골을 어시스트 하는 등 맹활약을 펼쳐 현지 팬들과 전문가들로부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한 경기장에 세 명이 뛰는 것 같은 박지성의 활약은 세계 최고의 팀을 가리는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 명의 축구팬으로도 29일 밤 박지성의 발 끝에서 결승골을 결정짓고 세계 축구사의 한 획을 긋기를 기대해 본다.
 
전주전북본부 = 송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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