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간 굶기면서 정신병자 취급"…개종목사 구속 수사 촉구강피연 대구경북, 대구지방경찰청 기자회견 및 궐기대회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이하 강피연) 최모(26·여·구미)씨는 대구지방경찰청 앞에서 눈물의 호소를 쏟아냈다. 현장에 쏟아지는 비에도 강피연은 일체 움직이지 않고 개종목사의 구속 수사는 물론 납치·감금·폭행을 방치·방관하는 경찰들에게도 준엄한 법의 집행을 촉구했다.
지난달 30일 강피연 대구경북지부는 대구지방경찰청 앞에서 불법 강제개종교육의 심각한 인권유린을 알리는 기자회견 및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대구·경북권 내 강피연 대표 및 회원을 비롯해 전국 강피연 회원 등 총 3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궐기대회에는 강제개종교육을 자행하는 목사들의 불법행위를 구속·수사할 것과 종교편향적인 시각을 가지고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일부 경찰들의 처벌을 요구했다.
강제개종교육으로 30여일간 산에 감금당했던 최모(26·포항)씨는 입에 재갈을 물리고 손발이 묶인 채 납치당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개종목자들의 거짓말에 속아 강제개종교육을 받게 하기 위해 혈안이 된 부모님은 이미 이성을 잃었었다"라며 "열흘을 물도, 음식도 전혀 먹지 못한 채 정신병자 취급을 당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당시 주민의 신고로 경찰들이 감금된 현장에 찾아 왔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최씨는 "(신고로 찾아온) 경찰이 부모님과 함께 있으니 문제가 없다고만 했다"고 당시 상황을 밝히며 "폭언과 폭행을 당하며 어떤 설명을 해도 정신병자가 하는 말로 받아들였고, 경찰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라는 어처구니없는 말만 남기고 가버렸다"고 경찰의 안일한 태도에 원망을 내비쳤다.
대학에 재학하며 집안을 돕고자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 개종교육현장으로 납치됐던 서모(28·대구)씨는 "28년간 힘들고 어려울 때도 서로를 의지하고 삶의 이유가 되었던 가족을 (개종목사가) 찢어놓았다"며 개종교육목사에 대한 울분을 토했다.
서씨는 "일주일간 감금돼 화장실도 혼자 가지 못하고 마치 동물 취급 받던 그 시간들은 아직도 몸서리가 쳐진다"고 회상하며 가족간 신뢰를 깨뜨리고 자신을 정신병자 취급한 개종교육 황모 목사에게 그 이유를 묻고 싶다고 밝히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강피연 장주영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인권 수호는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말씀하신 경찰청장님의 각오와 실현의지를 존중한다"고 밝히면서도 "하지만 대구·경북지부 피해자연대 회원들은 강제개종교육 목사들의 사주로 납치·감금된 상태에서 인권유린과 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장 대표에 따르면 이러한 강제개종교육이 매년 100여 건씩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몇 년째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있다. 그는 지금도 개종목사를 통한 납치·감금·폭행 등 인권유린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를 방치·방관하는 경찰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지적했다.
이날 장 대표는 기자회견장 주변에서 웃고 있는 경찰들을 향해 "납치 당해 봤습니까? 저희가 하는 일이 장난처럼 보이십니까? 납치·감금·폭행을 당해보면 웃음조차 안 나올 것"이라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그간 장씨는 경찰청(서)에 수많은 호소문을 보냈지만, 경찰은 가족 내 집안문제와 종교문제로만 치부해 오히려 사건을 더 키웠다고 주장하며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끌려가고 고통스러워봐야 귀를 열겠습니까! 더 얼마나 많이 개종목사에게 사기당해 가정파탄이 나고 돈을 뜯겨야 눈을 돌리시겠습니까"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장씨는 "아직도 종교, 가족문제로만 보이십니까? 어떤 법률을 그토록 완벽히 지키고자 저희들의 피해는 이렇게 철저히 내동댕이치는 것입니까? 부디 양심과 법 앞에 당당한 경찰이 되십시오"라며 준엄한 법의 집행을 촉구했다.
이날 성명서에는 ▲납치·감금·폭행·인권 유린하는 강제개종 목사들을 구속 수사·처벌해 줄 것 ▲종교편향을 하는 경찰을 처벌하고 가해자와 하나되거나 동조하는 경찰을 처벌할 것 ▲국민의 경찰! 민중의 지팡이로서 경찰은 강제개종교육으로 인한 납치·감금·폭행 사건 발생시 신속한 출동으로 국민의 신변을 보호해 줄 것 등을 지역 경찰청(서)에 요청했다.
경찰의 비협조적 부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강피연 관계자는 "먼저는 (경찰이) 가정사 일이라고 보고 미온적으로 수사하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미온적) 수사가 납치·감금·폭행으로 (이어지고) 살인 및 정신병원 입원까지 시키고 있다"며 "헌법과 공무원 복무규정 4조 2항에는 종교편향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경찰이 자기가 적대시하는 종교단체 소속이라고 개종교육 목사와 한편이 돼 납치·감금·폭행·살인을 묵인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강피연 관계자는 지난 3일 동안 대구시민들이 참여해 서명한 '강제개종교육 철폐 국민서명운동' 자료를 직접 대구지방경찰청(청장 이상식)에 전달했다.
대구경북 강피연 관계자는 "강피연은 이 땅에서 강제개종교육으로 인한 피해가 없어 질 때까지 앞으로도 대검찰청과 전국 지방경찰청에서 시위 및 기자회견을 확대하고, 경찰청장과의 면담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피연은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대학로 흥사단에서 CBS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방송의 왜곡보도 실상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4월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경기도 구리시 초대교회, 전북 군산경찰서, 경기도 안산 상록교회, 5월 서울 CBS(기독교방송) 앞 오목공원, 6월 서울 서대문 경찰청, 인천지방경찰청, 서울 대검찰청,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전국적으로 강제개종교육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