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미향 대표 "전쟁피해 여성 손 잡으면 평화 올 것"
한국여성미디어클럽 7월 '전쟁과여성' 기획 인터뷰…윤미향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장
김영은 기자 | 입력 : 2014/07/11 [22:49]
[서울 뉴스쉐어 = 김영은 기자] 한국여성미디어클럽은 7월 '전쟁과 여성'을 주제로 평화의 길을 만드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리더들을 만나 기획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년 넘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보호자 역할, 이제는 세계에 있는 전쟁 피해 여성들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는 윤미향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장(상임대표)을 만났다. 조그마한 사무실 한 켠에서 만난 윤 대표는 생각보다 작은 체구에도 남다른 에너지가 넘쳤다.
인터뷰 내내 생기를 잃지 않고 유쾌한 그녀의 말 속에는 늘 위안부 할머니들 나아가 해외 피해자 한명 한명의 이름과 생애들 가족들의 이야기까지 묻어나왔다. 그녀는 단순한 인권운동이 아닌 만나는 모든 사람을 가슴에 담아두는 듯 했다.
오랜 세월동안 자신의 일처럼 위안부 문제로 투쟁해온 윤 대표는 혹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가 아니었냐는 얘기를 종종 듣곤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단지 “대한민국의 여성이기 때문에” 이 일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최근에는 위안부 문제가 평생 가게 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된다고. 그녀는 일본과의 문제가 해결이 되려면 무엇보다 과거 역사를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이 보여 뭔가 해결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일본이 고노담화 검증결과를 발표하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의결하자 위안부 문제를 평생 안고 가야 하는 건지 걱정이 됐어요. 과거의 잘못된 역사가 청산되지 않으니 계속 되풀이 되고 있구나, 역사의 정의가 바로 세워지는 것이 현재 역사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최근 더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윤 대표는 최근 일본의 집단 자위권 문제에 대해 “굉장히 위험한 것”이라면서 “집단적 자위권은 일본이 아시아태평양전쟁에서 패하면서 최소한의 제어장치로 마련된 것인데, 그것을 무력화 시키는 정책을 아베 정권이 편 것이에요. 하지만 더 위험한 것은 전쟁을 겪고도 전쟁에 대해 망각해 가는 것, 아시아가 이 문제에 침묵하는 것입니다. 집단적 자위권 허용은 전쟁에 참여했던 연합군들과 아시아가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여러분 전쟁을 아십니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전쟁이 얼마나 참혹했는지. 우리가 이렇게 증언하니까 고통스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 마디 한 마디가 너무 고통스럽습니다.”고 말씀하신다고 한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허용이 얼마나 심각한 사건을 초래할 수 있는지 알기 때문에 열렬히 반대하고 전쟁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있다.
청년보다 더 깨어 전쟁을 막는 할머니들. TV에서 비친 위안부 할머니의 모습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마치 한 달 전 일인 것처럼 통곡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많았다. 일본에 대한 억울함과 분노가 서려있는 듯 했지만 윤 대표의 이야기는 조금 달랐다. 윤 대표는 할머니들의 한(恨)은 일본의 만행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50년의 역사라고 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인권문제는 일본정부가 상처준 것이 맞아요. 하지만 그것만이 할머니들의 한(恨)이 된 것은 아니에요. 할머니들의 한은 50년 한국의 역사입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해외 캠페인 등으로 출국을 하면 비행시간이 보통 3시간 이상인데 할머니들의 경우 앉은 자세로 뼈가 굳기 때문에 도착하면 무릎이 펴지지 않는다고 한다. 비즈니스 석에 모시기 위해 항공사에 요청을 했지만 “일본 고객이 알게 되면 우리 항공사를 이용하지 않을 수 있다”며 거절을 당했다. 뿐만 아니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서대문 독립공원에 지어도 좋다는 허락이 있었지만 독립 운동 유족들이 “여기는 성지여서 위안부 박물관은 올 수 없다”는 답변을 들어야만 했다.
“독립운동 유족 분들이 순국선열에 대한 반격, 민족의 웃음거리, 자학적 역사 교육의 위험성이 있다며 반대하셨어요. 이런 말들은 일본 우익들에게나 듣는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할머니들이 대성통곡을 하셨죠.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하는 집회에도 일부 할아버지들은 ‘수치스러운 문제를 국제사회에 떠벌리면 나라 망신’이라며 항의를 하시고요. 인권문제는 일본이, 명예회복은 한국사회가 해야 해요. ‘당신들은 부끄러운 여자가 아니라 전쟁의 생존자, 피해자이며 인권운동가, 평화운동가라는 인식을 우리 사회가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의 전쟁으로 고통받은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어온 윤미향 대표. 그녀의 움직임은 평화를 원한다는 말보다 강력했고 진실했다. 쉬지 않고 할머니들을 위해, 인권을 위해, 전쟁 나아가 평화를 위해 일하는 그녀는 “국가를 넘어 전 세계에 있는 전쟁 피해자들과 연대를 맺는 것이 평화를 가져와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콩고의 전쟁 피해 여성들과 연대하지 않았을 적에는 아무런 방어제제가 없었어요. 콩고 피해 여성 중에 여성단체를 만든 분이 계신데 두 딸과 콩고 군인에게 강간을 당했어요. 어머니도, 남편도 죽임을 당했고 그 소식을 듣고 함께 연대활동을 시작했어요. 각국에서 전쟁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었지요. 피해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을 맞잡자 콩고 군인들이 여성들을 협박하기 시작했어요. 콩고 군인들에게 경고가 된 거죠.”
“그것만이 아니에요. 유럽이나 아프리카 여성들은 87세 할머니가 여성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다니시는 것 자체가 나이지리아에서 납치가 된 소녀들에게 아무런 힘을 못 쓰는 우리에게 경고가 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위안부 피해자들 뿐 아니라 국가를 넘어서서 전 세계에 있는 여성들을 도와줄 수 있는 역할, 그래서 제 꿈은 세계 각지에 위안부 할머니들이 보내는 평화의 나비를 날리는 것입니다. 전쟁의 고통에서의 해방을 주는 나비가 세계 각지에 훨훨 난다면, 평화로운 나라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오는 8월 한국을 방문하는 교황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난다고 알려졌다. 그녀는 “(교황 방문이) 매체를 통해 전해졌을 때 위안부 피해자들에게는 존엄의 자리가, 일본에게는 엄청난 부끄러운 사건이 될 거라고 봐요. 만남 자체가 평화의 메시지가 되어 전 세계 전쟁 피해 여성들의 마음을 위로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지하의 어두운 공간으로부터 위로 올라오면 올수록 환한 빛으로 희망을 느끼게 되는 박물관에는 고통을 이겨낸 환생, 새로 태어남, 승리, 전쟁에서 살아남은 여성들의 삶의 목소리를 상징하는 보라색 나비와 희망과 연대를 상징하는 노란색 나비가 날아다닌다.
돌아가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름과 사진위로 비춰오는 햇살은 할머니들의 생애를 위로하고 있다. 윤미향 대표 역시 전쟁의 역사와 진실 그리고 평화를 위해 성산을 넘어 서울, 전 세계에 그 빛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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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결내용 2019/07/25 [01:58] 수정 | 삭제
- 종교 개판이다 종교 사기 조심하자 속지 말자 !!! 2019/07/25 [01:57] 수정 | 삭제
- 연결내용 2019/07/20 [19:48] 수정 | 삭제
- 종교 개판이다 종교 사기 조심하자 속지 말자 !!! 2019/07/20 [19:47] 수정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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