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간 서울 어린이대공원의 터줏대감 아시아코끼리 태산이가 지난 13일 올해 38세의 나이로 코끼리의 평균 수명인 50세를 넘기지 못하고 숨졌다.

지난 21일 건국대 수의과대학 및 서울동물원 공동 부검결과 순환기 장애에 의한 심장마비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산이는 오랜 기간 독신 생활의 스트레스로 노화현상이 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975년 5월, 동국제강(주)이 서울 어린이대공원의 개장 2주년을 맞아 태국의 코끼리 한 쌍을 기증했다. 1986년 어린이대공원과 인연을 맺은 코끼리 한 쌍은 빨리 자라길 염원하며 태산이-태순이로 이름이 붙여졌고 이후 어린이대공원의 터줏대감이 됐다.
 

▲서울어린이대공원 터줏대감 코끼리 '태산이' 사망                              (사진=서울 어린이대공원 제공)

태산이-태순이는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며 아기 코끼리 ‘코코’를 낳았다. 행복도 잠시 ‘코코’가 태어난 지 1년 만인 1996년 한 살 연상의 아내 태순이가 갑작스런 병으로 세상을 떠나 태산이는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을 크게 나빠졌다.

유일한 희망인 아기 코끼리 ‘코코’를 위해 건강을 되찾고, 부자(父子)코끼리는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의 최고 인기스타가 되었다. 하지만 2002년 아기 코끼리 ‘코코’가 심낭염으로 인해 죽음을 맞이해 태산이의 유일한 희망마저 빼앗겼다.

급격히 쇠락해진 몸과 마음 때문에 행동이 느려지고 눈망울에 힘이 사라진 태산이를 위해 사육사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지만 태산이의 상심은 노화를 막을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2009년 9월, 태산이가 던진 돌에 맞았다며 경찰에 신고해 경찰조사가 벌여지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원만한 합의로 사건이 종결된 후 소풍 온 학생들이 태산이를 기억하고 찾아오거나 당시 여러 매체에 보도되는 등 어린이 대공원에서 더 큰 인기를 누렸다.

38년 간 어린이 대공원에 터줏대감으로 꿋꿋이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던 태산이를 기리기 위해 25일 어린이 대공원 남문 앞에서 위령제를 지내줌으로 태산이에게 안녕을 고했다.

미디어포커스 = 조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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