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쉐어 NewsShare -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정론!

[르포] "내 청춘을 여기서 보냈지"…사라지는 달동네 열우물 마을

주민 25% 갈곳 없어 이주 못해

문제현 수습기자 | 기사입력 2017/12/15 [17:35]

[르포] "내 청춘을 여기서 보냈지"…사라지는 달동네 열우물 마을

주민 25% 갈곳 없어 이주 못해
문제현 수습기자 | 입력 : 2017/12/15 [17:35]
▲ 재개발을 앞두고 페허가 된 인천 부평구 십정동 골목 열우물 마을     ©문제현 수습기자


[뉴스쉐어=문제현 수습기자] 지난 12일 오전 11시쯤 찾은 부평구 십정동 인천의 마지막 달동네라고 불리는 열우물 마을 골목. 재개발을 위한 철거 작업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대부분 이주를 해 폐가들로 가득한 마을은 을씨년스러웠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큼지막한 현수막에 '15일까지 자진 이주'하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이주하지 않을 경우 명도소송(부당이득 청구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도 쓰여 있었다.

현수막 문구는 사람의 흔적을 찾기 쉽지않은 열우물 마을 골목을  더 많이 춥게 했다.

 

이날 마을의 모습은 좁은 골목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었다. 집들은 다닥다닥 붙어져 있어 마치 미로처럼 느껴졌다.

골목의 집들마다 담장에 금이 많이 가 있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같은 집들이 많았다.또 철거 작업도중 중단된 집도 꽤나 보였다.집안에는 유리창이 깨져 있고 버려진 옷과 가구, 쓰레기 등이 널러져 있었다. 이러한 폐가들 속 한두집의 굴뚝에서는 하얀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 재개발을 앞두고 페허가 된 인천 부평구 십정동 골목 열우물 마을     ©문제현 수습기자

 

한참을 골목을 따라 걸어올라갔다. 한 어르신이 바닥을 보면서 무언가 찾고 있었다. 어르신은 "낮이고 밤이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없으니 무섭다"면서 "몇일전 밤에 마누라가 아퍼서 약국에 가는데 한참을 걷는데 무섭고 힘들었다"고 말했다.

어르신은 내년 3월에 지방으로 이사계획을 잡았다. 도중에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자니 비용이 들고 자식들한테 신세 주고 싶지 않아 3월까지 있겠다고 도시공사에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했다.

어르신은 40년 전 이곳 열우물 마을에 터를 잡았다. 그는 "내 청춘을 여기서 살면서 보냈지.우리 애들도 여기서 살면서 시집, 장가보냈어. 여기 대부분 사람들은 다 3~40년 오랫동안 살았지"라며 회상했다.

 

또 "다들 정들어서 떠날려고 하니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어.이사 가면서 인사도 하고, 술 한 잔 마시면서 옛날 얘기도 많이 했지"라며 갑자기 하늘을 쳐다보며 무언가 생각에 잠겼다.

어르신과 대화하던 중 옆집 대문에서 또 다른 어르신께서 나오셨다. 그는 "여기사는 주민들은 대부분 7~80대 노인들인데 어느 정도 살 만큼 해주고 나가라고 해야 나가지"라며 "이 돈을 갖고 집을 어떻게 사야 할지 걱정이야. 돈을 많이 보태야 사는데 저렴한 집을 살려고 해도 안맞어"라며 속상해 했다.

어르신은 또 "지금은 난방은 되고 수돗물은 잘 나오지만 철거공사가 시작되면 끊길 텐데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은 현재 75% 정도 이주를 했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뉴스쉐어>와의 통화에서 "자진 이주를 안 하게 되면 명도소송으로 할 수밖에 없다"며 "보상금은 보상법 기준으로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말했다.

 

인천도시공사는 이 지역의 재개발 시기를 내년 하반기에 실시할 예정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이동
메인사진
'연애남매' 드디어 다섯 남매 모두 한 자리에! 새 포스터 공개!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