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는 삶, 가치 있는 사람인지 느끼게 됐어요"신천지자원봉사단, 의료봉사자들이 나눈 사랑의 3시간
18일 오후, 신천지자원봉사단 부산동부지부는 부산 안드레 교회에서 특별한 행사를 열었다. 타향살이에 지쳐 몸도 마음도 고단하지만 털어놓을 데 하나 없는 외국인을 위해 '찾아가는 건강닥터'행사를 연 것이다. 이날 행사를 돕기 위해 울산과 진주에서도 봉사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날 만난 봉사자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는 것. 처음 보는 사람들로 인해 낯선 것은 외국인이나 봉사자들이나 다를 바가 없었을 텐데도, 외국인들을 자리로 안내하고 증상을 묻는 봉사자들의 얼굴엔 하나같이 미소가 번져 있었다.
그 때문인지, 처음에는 쭈뼛쭈뼛하던 외국인들도 어느새 "이 체험은 뭐냐" "사실은 여기도 좀 아프다" "허리가 너무 아파서 물리치료도 한 번 받아보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봉사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마음의 힘일까. 이들을 위해 봉사를 하는 이들의 표정과 소감에서도 보람이 묻어났다. 특히나 간호사라는 직업을 활용해 봉사에 함께한 이들의 소감은 더 남달랐다. 이날 봉사에서 총괄팀장을 맡은 간호사 임순이(52,여)씨는 "의사 선생님들의 보조역할로 뛰어다니면서 여기도 갔다가 저기도 갔다가 정신없이 봉사를 했다. 잘 했는지 모르겠다"며 수줍게 웃었다. 힘들었을 법도 한데 얼굴에서는 생기가 넘쳤다.
김 봉사자는 "외국인이 우리들에게 믿고 몸을 맡기는 게 어쩌면 두려울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그런데도 정말 해맑게. 우리를 믿어 주고 또 이런 작은 정성에 고마워해주니 오히려 내가 너무 고마워서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순수한 얼굴로 소감을 전하는 눈가에는 살짝 물기가 어렸다.
울산에서 오늘 봉사를 위해 한달음에 달려왔다는 김다예(33,여) 간호사는 "육체적인 질병보다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외국인이 더 많아서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그녀는 "역류성 식도염이나 불면증 등 스트레스성 질병을 안고 있는 외국인이 의외로 많아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김 봉사자는 타향살이의 서러움을 토로하는 외국인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이는 자체만으로 위로를 얻는 그들의 모습에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며, 이번 봉사로 외국인들만큼이나 자신도 위로를 얻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간호 봉사자는 "한국 의사와 꼭 대화를 한 번 나눠보고 싶다"고 사정한 한 외국인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한국 생활에서의 답답함과 외로움을 '한국 의사'에게 꼭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것. 그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이 의료 봉사를 통해 봉사자로서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소회했다. 약 3시간의 봉사와 각종 행사를 마치고. 구슬땀을 흘린 봉사자들에게 소감을 묻자. 하나같이 "봉사를 했지만. 오히려 내가 감동을 더 많이 받았다. 준 사랑보다 받은 사랑이 훨씬 크다"고 입을 모았다. 봉사의 힘은 수혜자 뿐 아니라 봉사자의 마음까지 감동시킨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순간이다.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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