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돕는 게 신나요” 자선냄비 모금 현장의 소리구세군 봉사활동 시민의 온정 기대 속에서 12월 한 달 간 펼쳐져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백화점 앞은 며칠 전까지의 추위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엄마와 딸, 아빠와 딸, 할머니와 손녀, 여고생들이 서로의 손을 잡고 구세군 자선냄비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시간대 별로 포착됐다.
오후 2시가 조금 넘은 시간 엄마의 손을 잠시 놓고 빨간 자선냄비 안에 성금을 넣는 홍서진(9) 어린이는 “어려운 친구를 돕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옛날에도 한 적이 있고요”라며 옆에 있는 엄마를 바라본 후 “앞으로도 계속 도울거에요”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자원봉사자로 자선냄비를 지키고 있던 필리핀 국적의 제니스 씨는 지난해 대전 유성구에 이어 올해도 안산지역 내 5곳에서 지난 12월 1일부터 말일까지 활동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녀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2교대로 활동하는 가운데 추위와 생리적인 고통이 따르지만 어려운 사람에게 한 끼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언제든지 봉사하는 일에 선뜻 나설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백화점 앞에서의 모금활동에 학생과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며 하루에 천 명 정도가 성금에 동참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한, 그녀는 작은 소망이 있다며 어려운 사람들을 외면하지 말고 외국인도 일반 한국인처럼 봐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잠시 후 자선냄비 옆의 성탄트리와 의자를 발견하고 아빠 손을 잡고 신나게 놀며 사진을 찍던 한 어린이는 총총걸음과 함께 고사리 같은 손으로 성금을 냈다.
이를 지켜보던 아버지 장형규 씨는 “구세군 냄비를 아이는 처음 보지만 가끔 봉사와 후원을 하는 입장에서 아이가 직접 성금을 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어요”라면서 “부모님 세대는 다들 힘들었다고 하지만 저희 세대에는 돈이 없어서 당장 밥 한 끼 굶지는 않잖아요. 많은 금액도 아닌데 서로 조금씩 도와야죠”라고 말했다.
수능 시험도 끝나 기분이 좋고 돕는 게 신난다는 이소연(하명고3) 양은 “민지야! 민지야! 왜 사람들은 구세군 자선냄비에 성금을 잘 안 할까?”라고 묻자 “혼자 가기가 민망하고 큰돈이 아니라서 왠지 죄송한 마음 때문에 그럴 거야”라며 화답해 줬다.
그러면서 두 여고생은 “우리 소연이는요 완전 착해요. 헌혈도 하고 다른 봉사활동도 많이 해요”라고 하니 “하하하, 민지 애도 많이 하는 애예요”라며 서로를 치켜세우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빨간색의 구세군 자선냄비는 189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도시 빈민들과 갑작스런 재난을 당한 천여 명의 사람을 먹여야 했던 상황에서 큰 쇠솥을 거리에 내걸고 기금 마련을 시작해 오늘의 모양까지 이르게 됐다.
올해 안산의 구세군 자선냄비 봉사활동은 관내 5곳(중앙역, 상록수역, NC백화점, 롯데백화점, 정왕이마트)에서 지난 12월 1일부터 말일까지 활동이 펼쳐진다.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