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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랩퍼 원썬, "어..? 힙합? 모르겠어.. 근데 멋있어.." "힙합, 똑바로 해야지!!"

힙합을 사랑한다면 "그 따위로 랩을 씨부릴 수 없으며 음원으로 발표할 수도 없다"

정혜영 기자 | 기사입력 2016/10/06 [22:39]

[인터뷰]랩퍼 원썬, "어..? 힙합? 모르겠어.. 근데 멋있어.." "힙합, 똑바로 해야지!!"

힙합을 사랑한다면 "그 따위로 랩을 씨부릴 수 없으며 음원으로 발표할 수도 없다"
정혜영 기자 | 입력 : 2016/10/06 [22:39]
▲랩퍼 원썬.     © 정혜영 기자


[뉴스쉐어=정혜영기자] 홍대 근처 '인투딥'은 랩퍼 원썬이 운영하는 클럽이다. 어둑한 지하 계단을 내려가다 보니 뭔지 모를 감성이 돋아나는 듯 했다. 모자를 쓰고 해맑은 미소로 반기는 원썬. 소년처럼 느껴지던 그에게 인터뷰를 시작하자 냉철한 전문가의 포스가 차올랐다. 힙합을 이해하며 사랑하는 멋진 음악인. 그가 바로 랩퍼 원썬.


그리고 그의 주변에는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만큼의 실력을 갖춘 뮤지션들이 여럿 있다. 이들을 위해 그는 오늘도 인투딥을 지키고 있다. 무명의 후배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힙합을 선택한 이유
좋아서 시작했다. 팝 장르의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그 음악을 하기 이전에 관심 음악 장르에 대한 엄청난 매니아다. 90년대 말쯤에는 관련 분야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많아졌고 피씨 통신을 통해 정보를 공유했다.  힙합을 제대로 하는 뮤지션이 하나둘 모여 자기의 소리를 내기 시작하던 시절에 언더그라운드에 뛰어들게 됐다.

 

처음 접하게 된 동기
팝차트를 꾸준히 들으면서 자라왔다. 'AFKN'과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늘 들었다. 팝차트를 점령하던 음악은 80년대에서 90년대로 넘어가며 백인 음악에서 흑인 음악으로 바뀌었다. 90년대 초중반이 지나면서부터 차트의 90%를 흑인음악이 점령했다. 그 시절 젊은이에게는 흑인음악이 어쩔 수 없는 트랜드가 됐다. 그의 나이 20세.


대학을 입학하자마자 힙합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 곳을 찾아 홍대 일대와 신촌, 이태원 등지를 돌아다녔다. 그러던 중 흑인음악이 나오는 한 곳을 발견하게 됐다. 밤낮없이 그곳을 드나들며 더 많은 음악들을 접하게 됐다.

 


데뷔시기와 활동
방송데뷔는 2000년 즈음이다. 국악과 힙합을 접목한 음악을 발표한 2001년, 국악방송에 정식 출연하게 되면서 MBC ‘화제집중‘에 소개됐다. 국악계에서도 '국악은 전통음악이다' 라는 틀을 깨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한편 인도의 전통음악은 자국 내·외로 대중음악에 미치는 영향과 비중이 엄청나다. 끊이지 않고 이어온 전통음악이 대중음악에 고스란히 녹아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국악은 일제 시대를 거치며 옛것을 승계 받고 답습하는데 몰두하느라 고루해졌다고 볼 수 있다. 국악계에서도 컨템포러리(contemporary, 그 때의 유행과 시대상에 따라 바뀌거나 변함) 음악으로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


이런 국악계에 원썬의 등장은 신선했다. ‘국악축전’ 1회 공연에서 안숙선 명창, 황병기 선생 등 국악계 명인들과 공연했다. 그 후 해마다 '전주소리축제' 등 크고 작은 국악 공연에 초청되고 있다. '서사' '어부사' '축귀' 등의 크로스 오버 음원을 발표했고, 축귀로 국악창작가요제에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국가보훈처에서 기획·발표했던 '독립군가 다시부르기' 음반의 수록곡 '선봉대가(바스코)'를 프로듀싱하고 일부를 직접 불렀다. 2008년 태국에서 있었던 ‘아시아힙합페스티벌’에 한국 대표로 참여했고 다수의 TV,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최근 Mnet ‘쇼미더머니5’에 출연하면서 각종 온라인 매신저 상에서 뜨거운 감자로 회자되고 있는 1세대 랩퍼 원썬.

 


랩의 특성
랩의 기본은 영시이며, 영시의 기본 운율법을 이해하고 시작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랩에서 가장 중요한 라임(rhyme 압운, 음조가 비슷한 글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라임은 힙합이 미국 문화라는것을 단적으로 알려주는 영시의 기본틀이다.


장르를 불문하고 팝의 가사들에는 라임이 적용돼 있다. 힙합은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배틀(battie 전투, 투쟁) 문화다. 랩 배틀이 이뤄지면 누가 잘했는지 판가름 할 수 있는 제일 중요한 요소가 '라이밍'이다. 랩 끝에 운율을 맞춰야하는 능력과 이를 적용시키는 응용력, 문장력, 즉흥적으로 이를 맞추어 내뱉을 수 있는 언어적 사고력 등 음악적인 능력을 익히는 것 이전에 익히고 습득해야 할 문학적 요소가 존재한다. 


라임을 통해 상대방을 공격하며 자신의 주장을 극적으로 내뱉기를 잘하는 사람이 바로 승자가 된다. R·A·P(랩)는 Rythm(리듬) And Poet(포엣, 시)의 약자이며 랩퍼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poet(포엣)'이다. 그래서 랩을 '시'라 한다. 영시의 규칙을 따라야 하며, 따르지 않으면 랩이 아니다. 세계의 모든 언어권의 랩퍼들이 랩에서 '라이밍'을 적용시키고 있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힙합을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현재 영향력 있는 많은 랩퍼들은 '라임'에 신경쓰지 않는다. 이건 개탄할 일이다. 진심으로 힙합을 사랑하고 이해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그렇다면 '절대 그따위로 랩을 씨부릴 수 없으며 음원으로 발표할 수도 없다'며 현재 한국 힙합의 세계를 향해 원썬은 냉정하게 질책한다.

 

 

한국의 대중음악은 발표와 동시에 세계로 뻗어나간다. 특히 K-팝에 이어 K-알앤비, K-힙합에 관심을 갖는 매니아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는 온라인 매체를 조금만 들여다봐도 확인이 가능할 정도다. 벌써 라임이 없는 한국어랩을 듣고 ‘wut da fxxx is this?(이게 뭐야?)'라며 근본 없는 한국 힙합에 대한 저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 볼때 한국 대중음악 전반에 대한 평가까지 하락시킬 가능성이 높다.


힙합이 갖고 있는 틀 안에서 멋을 보여주는 것이 진짜 멋있는 힙합이고 랩이다. 기업이나 기획사들은 그 중요성을 간과한 채 억지로 트렌드를 생산해 수익만 올리려 한다. 한국 힙합계는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저변확대가 필요하다. 어린 힙합 뮤지션들은 리듬위에서 현란하게 내뱉기는 하지만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들리지 않으며, 심지어 라이밍도 들리지 않는다.

 

알아듣고 기가 막힌 표현에 무릎을 치게 만드는 랩이 진짜다. 한국 힙합은 수박 겉핥기로 몸집만 부풀려 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펀치라인(힙합에서 사용하는 가사)'이란 이러한 규칙 안에서의 자유로움과 유니크(훌륭함)함을 갖춘 언어의 유희지, 그럴듯한 한 두 개의 단어가 아니라고 말하는 원썬.


힙합 음악계가 가야할 길
알아들을 수 없는 내뱉음을 들으면서 "어..? 모르겠어. 근데 멋있어." 이렇게 되어서는 안된다고 그는 거듭 강조한다. 원래 힙합이 갖고 있는 매력을 떨어뜨리는 것이 최근의 한국 힙합이다. 최근 대중매체를 통해 힙합을 접한 리스너(청취자)들은 힙합을 모른다. 그런데 힙합을 하는 사람들도 모르는 듯한 소리를 내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힙합의 발전을 위해서는 그들 스스로 노력과 경험을 통해 깨달아 가야한다. 떠오르는 어린 뮤지션들이 정도를 걸으며 제대로 된 음악을 하기 바란다. "힙합, 똑바로 해야지!!" 언더그라운드 1세대들이 90년대 말부터 외쳐온 말이다. 한국 힙합이 시작된 지하의 작은 공간에서 말이다. 힙합이 제대로 된 소리로 만들어진 판의 중심에 서있길 바란다고 원썬은 힘줘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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