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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생의 갈림길에 선 끝없는 청춘, 배우 천도협

현실에 부딪혀가며 현실을 연기하는 사람이 되겠다

이상희 수습기자 | 기사입력 2016/09/25 [19:35]

[인터뷰] 인생의 갈림길에 선 끝없는 청춘, 배우 천도협

현실에 부딪혀가며 현실을 연기하는 사람이 되겠다
이상희 수습기자 | 입력 : 2016/09/25 [19:35]

[뉴스쉐어=이상희 수습기자] 소극장이 빼곡한 대학로를 벗어나 미아사거리 한 켠에 자리 잡은 극단 The. 지난달 성황리에 연극 핼리혜성을 마쳤다. 극을 이끌어가는 배우들 가운데에는 혁준 역을 맡았던 배우 천도협이 있다.
 
지난 21, 극단 The켠 근처 카페에서 배우 천도협(27)씨를 만나 연기를 만나게 된 계기부터 최근 마친 작품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배우 천도협과의 일문일답이다 
 

▲ 21일 밤, 카페에서 배우 천도협과 인터뷰하고 있다.     © 이상희 수습기자


연기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어릴 적부터 앞에 나서서 재롱떨고 까부는 성격이었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희극인을 하라고 많이들 권하셨다. 그래서 자연스레 진로를 정했던 것 같다. 더 구체적으로 진로의 방향을 잡게 된 계기는 중학교 때였다. 충남 당진중학교 출신인데 학교가 연극시범학교로 지정됐다. 그래서 연극을 보러 다니고 연기도 하게 됐다. 1한 여름 밤의 꿈이라는 작품에서 라이센더라는 역할을 맡았는데, 그게 첫 역할이었다. 멋모르고 접했던 연극이지만 재미있었다. 연극제도 나가기 시작하고, 선생님께서도 연극을 할 때면 나를 불러주셨다. 3때 입시준비를 하면서 학교를 고민하다가 연기를 계속 할 수 있는 성남예술고등학교로 진학을 결정했다. 쭉 연기와 관련된 인생을 살았다. 어쩌다보니 인생이 그렇게 흘렀는데, 이게 운명인 것 같다.
 
본인이 연기한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
최근에 끝낸 연극 핼리혜성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는데, 준비하면서도 공연하면서도 너무 힘들었고 마음이 아팠다. 이 연극을 통해서 반성을 많이 하게 됐다. ‘내가 연기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좌절감을 많이 느꼈다. 연기를 하면서 나의 한계를 뚜렷이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연기를 하면서 주로 어떻게 영감을 받는지?
배우들끼리 합을 맞추기 전에 대본을 분석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경우, 직접적으로 배우들이 나와서 연기를 하기 때문에 내가 연습하려고 하면 모방 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 평소 만화를 좋아하는데, 만화를 보다가 우연찮게 소스를 얻기도 한다.


연극을 하면서 어려운 점?
항상 어려운 점은 인물을 표현하면서 이 인물이 관객들에게 얼마나 전달이 될까 하는 부분이다. 한 마디로 무대에서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순간이 염려되는 건데, 집중력이 사라지면 순간 관객들을 의식하기 시작해 더 몰입이 흐트러지게 된다. 그래서 무대에서만큼은 개인의 감정으로 연기하기 보다는 그 인물의 감정으로 연기하려고 노력한다.
최근에 고민했던 것은 불투명한 미래다. 꿈꿨던 미래는 하정우, 송강호와 같은 배우가 되는 거였다. 그러나 그 분들도 결국 긴 시간 배고픈 시절이 있었고 지금 빛을 발하고 있는데, 나는 과연 그 긴 시간을 견딜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끝까지 견딘다 해도 과연 내 끝에 빛이 있을까 두려웠던 것 같다.


어떻게 극복했나?
사실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기를 하면서 목적성을 다시금 찾아가고 있다 


이런 고민에는 금전적인 부분도 영향을 끼칠 것 같다. 실제 배우들은 수입이 일정치 않아 생활고에 시달린다는데 본인은 어떤가?
모든 배우들이 다 그렇지는 않다. 그렇지만 내 주변에는 주 수입원이 없는 배우들이 많은 것 같다. 나도 수입이 일정치 않는 편에 속하다 보니 실제로 괴리감을 느끼는 편이다. 배우들은 그래서 누구나 투잡을 한다. 공연 때가 되면 직장에 말해서 스케줄을 조정한다. 뮤지컬이나 방송 쪽은 좀 다르지만 연극 쪽에서 종사하는 배우들은 거의 수입이 없다고 보면 된다. 이번에 석 달간 연극연습을 하고 공연을 했는데, 통장에 14만원이 들어왔다. 14만원이 너무 좋고 행복했다. 그렇지만 사실 3개월 동안의 수입이라고 하기엔 너무 부족하다보니 부모님 생각을 하면 죄송스럽다. 현실적인 부분에서 돈 때문에 많이 무너지기도 한다. 실제 예고 동기들이 30명 정도였는데, 현재 연기를 하고 있는 사람은 나 포함해서 4명이다. 주변 연기하던 친구들을 봐도 그렇고 나이가 들면서 현실적인 부분들이 더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 연극 핼리혜성에서 공연 중인 배우 천도협     © 이상희 수습기자


연극을 하면서 좋았던 기억은 무엇인가?
누구나 그렇겠지만 박수 받을 때가 제일 뿌듯하다. 무대를 마치고 박수를 받을 때 너무 행복하다. 22살 때 연극연습을 하면서 너무 힘들고 진짜 서로 싸워가면서 치열하게 연습을 했는데, 연습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 너무 행복했던 적이 있다. 그때 기억이 너무 신기한데,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뻔한 이야기들이 갑자기 나한테 와 닿는 순간이었다. 너무 힘들었지만, 이걸 하면서 내가 살아있구나, 숨 쉬고 있구나이런 게 느껴져서 좋았다.
 
본인이 지향하는 배우란?
어릴 땐 유명세를 얻고 인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지금도 인기가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목적이 조금은 바뀐 것 같다. ‘연극은 시대정신이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연기를 통해 시대를 가감 없이 보여줄 수 있는 배우, 끈기 있게 버틸 수 있는 배우, 연기에 대한 확고한 명분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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