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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이색 여름나기 "돗자리 펴고 누워서 영화봐요"

20∼24일 태화강 둔치서 ‘2016 Happy 강변 영화제’ 열려

조귀숙 기자 | 기사입력 2016/07/22 [09:05]

[르포] 이색 여름나기 "돗자리 펴고 누워서 영화봐요"

20∼24일 태화강 둔치서 ‘2016 Happy 강변 영화제’ 열려
조귀숙 기자 | 입력 : 2016/07/22 [09:05]

[뉴스쉐어=조귀숙 기자] “하루 종일 사무실 에어컨 바람 때문에 머리가 아팠는데 시원한 강바람 맞으며 영화를 감상하니 낮 동안의 더위가 확 사라지는 것 같아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2016 Happy 강변 영화제(페스티벌)’가 울산 남구 태화강 둔치에서 열리고 있다.

 

21일 오후 7시 30분 찾은 태화강 둔치. 쿵쿵거리는 흥겨운 음악소리가 낮 동안 더위로 지친 몸의 피로를 풀어주고 기분도 고조시켰다. 저녁시간 허기진 배를 유혹하는 닭꼬치 굽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고, 삼삼오오 짝을 지은 사람들은 한여름 밤의 별미인 치킨을 뜯고 캔맥주를 마시며 영화제를 즐기는 모습이다.

 

▲ 자난 21일 '2016 Happy 강변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울산 남구 태화강 둔치에 영화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영화 상영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고     ©조귀숙 기자

 

대학 캠퍼스 축제장을 연상케 할 만큼 자유로움이 느껴졌다. 탁 트인 태화강 둔치가 이곳 강변 영화제를 찾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은 송강호‧유아인 주연의 ‘사도’가 상영되는 날.

 

영화를 관람하는 이들의 모습이 영화관에서 보는 일률적인 광경과는 차이가 있다. 의자에 앉은 사람, 돗자리를 펴고 휴대용 담요를 덮고 아예 누워서 보는 다정한 연인, 소형 텐트 안에서 보는 친구들, 집에서 미니 상을 들고 나와 한상 차려 놓고 간식을 먹으며 관람하는 가족 등 장소는 같지만 영화를 보는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 40명이 영화관에서 본다면 너무 비싸죠

영화 시작 전, 40여 명의 직장 동료가 대형 돗자리를 펴고 회식을 하고 있었다. 돗자리에는 먹을 것들이 가득이다. 치킨, 피자, 족발, 컵라면에 캔맥주, 와인까지 먹고 건배도 하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20대 남자직원은 “음식점이 아닌 탁 트인 강변에서 회식을 하니 가슴이 뻥 뚫려 한 낮의 무더위가 완전히 사라진 것 같다”며 “빵빵 터지는 음악을 들을 수 있고 거기다 영화는 공짜로 볼 수 있어 좋다”라고 신나했다.

 

와인 잔을 든 30대 여직원은 “이렇게 많은 수가 영화관 단체관람을 하면 비용이 만만치 않을 건데”라며 “영화제 페스티벌로 무료 관람을 하니 좋고 일단은 시원한 강바람 맞으니 살 것 같다”고 좋아했다.

 


◇ “엄마 ‘사도세자’가 무슨 말이에요?”

축제장 뒤에는 둥그런 원탁에 뺑 둘러 대가족이 앉아 있다. 30대 주부는 “이렇게 3대가 한꺼번에 영화를 관람하기는 힘든데 영화제 페스티벌이다 보니 가능하다”며 “지금 이 시간 집에 있으면 에어컨을 켜고 각자 방에서 무엇을 하는지도 모를 텐데 밖에 나오니 가족 간의 화합도 되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1학년 여자 아이는 엄마에게 “엄마 우리 피서 온 거예요? 근데 사도가 무슨 말이에요? 왜 아빠가 아들을 뒤주에 가둬요?”라며 계속 질문을 하자 엄마는 난처해하며 “아들이 아빠 말을 안 들어서 그래”라고 대답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대형 스크린에서 보는 영화가 신기한지 손녀가 떠드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영화 보기에 흠뻑 취해있다.

 

◇ 페스티벌을 찾은 커플… 정형화된 영화관은 식상, 이색 영화제에 끌려

사귄지 3년 차인 한 커플은 그동안 실내 영화관 데이트는 많이 즐겨서, 야외 영화제가 열린다는 소식에 이곳을 데이트 장소로 정했다고 했다. 남자 친구는 “이미 ‘사도’ 영화를 봤지만 여자 친구가 보지 않았고 또 공짜니까 다시 본다”고 말하며 웃었다. 또 여자 친구는 “일단은 탁 트인 공간이라 좋다. 3년 쯤 사귀다 보니 밀폐된 공간보다는 이런 공간에서 자연스러운 스킨십이 좋다”고 한다. 

 

◇ 친구끼리 재잘거리며… “유아인 정말 잘생겼다”

페이스북에서 영화제 행사를 보고 찾아왔다는 27살 단짝 여자 친구 두 명은 백화점에서 만두와 닭 강정을 미리 사들고 와서 시원한 캔 맥주로 건배를 하며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여러 명 와서 시끌벅적 노는 것도 재밌지만 마음 맞는 단짝 친구와 둘이 와서 속닥속닥 하는 것도 좋다고 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이들은 “유아인 너무 잘생겼다” “송강호 연기 짱이야”라며 간식 먹으랴 재잘거리랴 입이 바쁘다. 밀폐된 영화관에서는 흔하지 않은 일이다.

 

‘Happy 강변 영화제’는 20일부터 24일까지 오후 8시에 총 5편의 영화를 차례로 상영한다. ▲22일 동심으로 그려가는 작은 희망 행진곡 ‘저 하늘에도 슬픔이’ ▲23일 쥬라기 공원이 문을 닫은 지 22년 후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공룡들에 대해 다룬 ‘쥬라기 월드’ ▲24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세 명의 암살 작전을 다룬 영화 ‘암살’을 각각 무료 상영한다.

 

돗자리 무료대여 코너와 팝콘 음료수도 무료 제공 부스도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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