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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웃 공동체 일궈낸 ‘착한동네’의 뜻깊은 날갯짓… 착한동네 박훈서 대표

전북지역 미리내 가게 1호점 군산 착한동네 박훈서 대표

이연희 기자 | 기사입력 2016/06/19 [15:01]

[인터뷰] 이웃 공동체 일궈낸 ‘착한동네’의 뜻깊은 날갯짓… 착한동네 박훈서 대표

전북지역 미리내 가게 1호점 군산 착한동네 박훈서 대표
이연희 기자 | 입력 : 2016/06/19 [15:01]
▲  전북 군산시 지곡동에 위치한 비영리단체 '착한동네'는 이웃을 응원하고 서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사진=착한동네)

 

[뉴스쉐어=이연희기자] 같은 동네에 사는 바로 앞집, 옆집 이웃의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인 요즘.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발적으로 반찬을 가져다주고, 어린이가 자신의 생일이 될 때까지 돼지저금통을 채워 해마다 기부를 하는 모습들을 찾아보기란 참 어렵다. 하지만 이런 따뜻한 이웃 나눔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마을이 있다.

 

전북 군산시 지곡동 소재에 2013년 12월 처음 문을 연 비영리단체 착한동네는 동네 이웃들을 응원하고 서로에게 나눔과 배려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이곳은 기부문화 정착을 위한 ‘기부카페’, 사람책이 되도록 하는 ‘무지개작은도서관’, 바쁜 일상의 생각과 마음을 정돈하는 ‘묵상갤러리’로 구성됐다.

 

고향도 직업도 다르고 특히 객지인들도 많은 원룸촌을 이룬 이 지역에서 이웃들이 어떻게 가깝게 지내며 나눔을 실천할 수 있을까? 

 

‘착한동네’를 설립한 박훈서 대표는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나눔의 추억을 만들어 ‘떠나는 동네가 아닌 찾아오는 동네’로 변화시키기 위해 그 처음 실천으로 미리내 가게를 시작했다.

 

박 대표는 동네란 행정구역상의 개념이라기보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이웃이 되어 함께 만들어 가는 공동체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선조들의 풀뿌리 역사처럼 그 본질이 회복되면 개인적 어려움뿐 아니라 우리 모두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이렇게 전북지역 미리내 가게 1호점이 된 ‘착한동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착한동네’는 미리내 가게라고 들었는데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미리내는 순수 우리말 은하수라는 본뜻도 있지만 말 그대로 미리 낸다는 나눔의 행위를 가리킵니다.


미리내는 ‘내 것 나누기’에서부터 아주 쉬운 실천의 시작이 됩니다. 가령 한 이웃이 “제 커피값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 커피 한 잔 미리 낼게요”라고 하면 다른 사람의 커피 값을 미리 지불하고 미리내 쿠폰에 커피 한 잔, 또는 다양한 문구를 적어 나눔의 기쁨을 선물하는 겁니다. 그러면 이 쿠폰을 카페 앞 미리내 현황판에 게시합니다. 대상은 특정한 사람을 지명하기도 하고 익명의 누군가를 위해 미리내기도 합니다.


이뿐 아니라 방과 후 갈 데 없는 원룸촌 아이들을 위해서 환경미화원, 순찰하는 경찰, 집배원, 택배기사님들 때로는 인근 파출소와 소방서에 미리내 배달도 갑니다.

 

▲ ‘착한동네’를 처음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착한동네 박훈서 대표는 젊은 세대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방안으로 나눔을 떠올렸다.   (사진=착한동네)

 

고향이 서울이고 해외생활을 하다가 난생처음 지방권에 정착하게 됐어요. 군산에서 처음 청소년과 청년들을 찾아다니며 만나 대화를 해보니 ‘우리 군산은 지방이라 뭐든 안된다’라는 분위기였습니다. 교육, 문화, 취업 등의 모든 기회가 집중된 서울과 수도권으로 찾아 이 지역을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했습니다. 집안경제력과 실력의 부재로 군산이라는 지방에 남은 것을 실패로 생각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젊은 세대를 위해 응원하고 격려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한 것이 바로 나눔이었죠.

 

▲ ‘착한동네’에서는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시나요?

 

전국의 많은 미리내 가게 중 저희 가게만의 특별한 미리내가 있는데 바로 착한일 미리내입니다. 처음에는 동네 독거노인 가정 방문 봉사 중 ‘효도세탁’으로 시작해 점차 겨울나기 난방정비, 전기교체 등 생활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는 일로 미리내 나눔이 확장되고 대상도 독거노인뿐 아니라 미혼모가정, 취약계층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다 비용문제에 부딪혔을 때 아름다운가게 출신 한 이웃이 바자회, 장터기획의 경험을 살려 재능을 기부해 전기세, 난방시트시공, 온수기설치, 체납금 해결 등을 위한 큰 바자가 2014년 11월에 펼쳐지기 시작해 해마다 열리는 상시 행사가 됐죠.

 

▲ 착한동네에서는 이웃들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나눔강좌가 꾸준히 진행된다.  (사진=착한동네)

 

또 ‘배워서 남주자, 동네에서 배우자, 나눔에서 또 하나의 나눔으로’라는 지식, 재능 나눔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 이웃이 “저는 천연화장품을 만들 줄 아는데 그것도 기부가 되나요?” “그럼요. 강좌를 개설해드릴게요.” 이렇게 해서 이웃들이 만든 나눔강좌가 여러개입니다.

 

냅킨아트, 책놀이터, 이침교실, 사진강좌, 쿠키클레이, 음악이야기, 역사날밤새기, 영어말하기, 우쿨렐레, 오카리나 등이 계속해서 이어져가고 있습니다. 모든 강좌는 이웃들의 재능기부로 채워진답니다. 이웃과 함께하는 작.아음악회(작고 아름다운 음악회) 하우스콘서트, 이웃솜씨전시회도 열립니다.
 

▲  작고 아름다운 음악회의 주인공도 모두 이웃이다.     (사진=착한동네)


▲ ‘착한동네’를 초등학생부터 시작해 찾는 분들의 계층이 다양하다고 들었습니다. 가게를 운영하시면서 가장 인상 깊은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은 손님이 계신가요?
   
정말 많습니다. 반찬을 일일이 혼자 만들어 준비하는 아내가 아팠을 때 이웃들이 반찬을 가져다주셔서 반찬 봉사를 몇 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이어가게 된 일. 새해를 맞이하면 세뱃돈을 미리내하러 오는 아이들이 꼭 있습니다. 자신의 생일 때까지 돼지저금통을 채워 1년 지나면 착한동네로 가져오는 어린이도 있었고요. 착한동네를 위해 자선음악회를 해주시는 분들 그리고 지역 회사 중 노조와 회사 스포츠 동호회에서는 매년 행사 때마다 찬조와 자원봉사자도 보내주시기도 합니다.

 

▲ 앞으로의 ‘착한동네’의 방향은 무엇인가요?

 

무지개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나눔강좌를 통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사람책 활동을 하면서 청소년기부카페를 실행하고 싶습니다. 청소년들이 운영하는 기부카페의 수익금은 친구들의 꿈을 지원하는 장학금이 될 것이고 저소득국가에 도서관과 우물을 파는 일에도 사용할 계획입니다. 착한일 미리내를 통해 지속되는 독거노인, 미혼모가정을 위한 반찬 나눔봉사와 이웃들의 자원봉사자를 연결하고 지역 소상공인들과 함께 나눔을 연대할 수 있는 ‘착한동네 나눔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는 중입니다.

 

▲ 착한동네는 이웃과 자원봉사자, 지역 소상공인을 연결해 나눔을 연대하는 착한동네 나눔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중이다.     (사진=착한동네)

 

▲ 끝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인터넷에서 ‘군산’을 검색하면 맛집 몇 군데와 근대문화유산이라 하는 일제강점기의 흔적을 다룬 블랙투어리즘이 검색됩니다. 앞으로 군산 착한동네의 이야기도 누구나 쉽게 검색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더 큰 욕심은 군산을 착한동네를 만들고 싶지만 관광객들이 착한동네를 다녀가고 나서 자신들이 사는 지역에서도 착한동네를 만들어가면 하는 바람입니다. 대한민국 곳곳이 착한동네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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