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진단] '금권선거' '교회세습' 한국교회 위기 불렀다한국교회 가장 큰 병폐 '돈 숭배'
[뉴스쉐어=김수현 기자] 금권선거, 교회세습, 성추행, 성범죄, 사기, 학력위조, 논문표절, 헌금횡령, 칼부림까지 한국교회는 지금 그야말로 ‘위기’다.
이 모든 범죄는 목회자에 의해 자행된 사건들이다. 심지어 지난 2월에는 딸을 때려 숨지게 하고 1년 간 시신을 방치한 아버지가 국내 유명 신학대를 졸업한 목사라는 것이 밝혀져 사회를 경악케 했다.
이처럼 목회자의 윤리적 타락과 교회의 부정부패는 교인들을 교회에서 떠나게 만들고, 우리 사회로부터 기독교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그 중 가장 부끄러운 교계 사건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한기총 대표회장 금권선거’와 ‘교회세습’이다.
10억 쓰면 당선 5억 쓰면 탈락…10당5락 금권선거
한기총의 선거와 관련해 ‘돈’ 이야기가 흘러나온 것은 14대 대표회장 선거 때다. 당시 중흥교회 엄신형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에 당선되면 한기총 발전기금으로 10억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14대 대표회장에 당선된 엄 목사는 “내 돈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교회에서 내가 대표회장에 당선되면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교회 재정으로 한기총에 입금하겠다”고 설명했다.
결국 해당 교회 신도의 헌금으로 모인 교회 재정을 ‘한기총 대표회장 당선’을 위해 쓰겠다고 공약한 셈이다.
17대 대표회장 선거가 다가올 시점에는 실제 ‘금권선거’를 했음이 공개됐다. 재선에 도전한 16대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에 처음 출마했을 때 절반의 지지도 못 얻고 패했다. 이듬해 돈 뿌리는 선거를 했더니 압도적인 표차로 대표회장에 당선됐다”고 고백했다.
이후 “길자연 목사에게 돈 봉투를 받아 수십 명에게 돌렸다”, “길자연 목사가 당선을 위해 10억 원을 뿌렸다”는 한기총 소속 목사들의 증언이 쏟아졌고, 결국 길 목사는 서울지방법원의 결의에서 대표회장 직무 정지라는 처분을 받게 됐다.
18대 당선자인 홍재철 목사 역시 17대 대표회장 선거 당시 돈 봉투를 돌린 전력이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을 취재한 SBS 시사 프로그램 ‘현장 21’에서는 2011년 ‘한기총 돈선거 10당5락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금권선거를 보도했다. 이후 ‘10당5락’은 한기총에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는 단어가 됐고, 한기총은 부정·부패의 온상이라는 평가를 씻기 어렵게 됐다.
한기총 대표회장들의 이 같은 추태를 두고 고신대 손봉호 석좌교수는 당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기관 한기총이 금권선거라는 비도덕적 행위를 하는 것을 보고 너무나 부끄럽고 화가 났다”며 “한국교회의 가장 큰 병폐는 돈을 너무 숭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제까지 한기총이 몇 년 동안 개신교를 위해 한 일이 없다. 이런 연합체가 있는 이유는 종교기관의 세속적 이익 도모를 위함이지 긍정적 목적이 별로 없다”고 한기총 해체를 주장했다.
한기총 전직 대표회장 교회세습 줄이어
개신교 연합단체인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가 지난해 5월 ‘2015 변칙세습포럼’에서 소개된 ‘변칙세습 현황조사’ 결과, 2013년 6월29일부터 2015년 1월19일까지 총 122개 교회가 세습해온 것이 밝혀졌다.
그 중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직접 물려준 '직계세습'이 85개 교회, 법망을 피해 '변칙세습'을 해온 교회가 37개로 드러났다.
이 같은 세습에는 전직 한기총 대표회장이었던 최성규 목사, 이용규 목사, 길자연 목사, 홍재철 목사 등도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전해진지 130년이 지났다. 한 때 한국 교회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성장을 거듭하며 교세가 확장됐다. 그러나 화려한 성장 이면에는 손 교수가 지적했듯 목회자의 ‘돈 숭배 사상’이 자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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