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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울산 ‘남창역’…81년 역사 방문 여행 '인기'

1935년 건축 이래 목조건축 그대로 보존

조귀숙 기자 | 기사입력 2016/01/11 [15:32]

[여행]울산 ‘남창역’…81년 역사 방문 여행 '인기'

1935년 건축 이래 목조건축 그대로 보존
조귀숙 기자 | 입력 : 2016/01/11 [15:32]

울산에서 서울까지 두 시간 반이면 가는 KTX가 달리는 지금, 무궁화호 열차만 서는 ‘남창역’이 사람들의 잃어버린 여유로움을 되찾아 주는 추억여행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동해남부선 울산구간에는 남창역, 덕하역, 태화강역, 호계역 등 4개 역이 운영되고 있다. 그 중 한 곳인 남창역(울산시 울주군 온양읍)은 1935년 12월 16일 역이 생긴 이래 지금까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에 있는 ‘남창역’ 1935년 건축 이래 81년간 운영 중이다.     ©조귀숙 기자

 

81년의 역사를 지닌 남창역은 1935년 당시의 목조건축 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기차를 타지 않고 ‘역사(驛舍) 방문 여행’만 하더라도 의미가 있다.

 

제법 찬바람이 거세게 부는 겨울철에 찾은 남창역은 들어서는 입구부터 예스러움이 묻어났다. 70∼80년대 호황을 누렸을 법한 ‘다방’들과 공중전화 박스가 눈에 들어왔다. 건물 중앙 ‘ㅅ’ 모양의 지붕에는 ‘남창역’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고, 아담한 전원주택 같은 역 마당엔 단정하게 정돈된 정원이 양쪽으로 꾸며져 있다. 마당에는 제법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나무 의자 두 개도 함께 놓여 있다.

 

남창역 부역장은 “이 곳은 옛날 역 분위기만큼이나 모든 것이 정감 있고 목가적”이라며 “이용하는 사람들도 일부러 마음의 여유를 즐기려고 오는 이들이 많다보니 서두름이 없고 평온하다”고 전했다.

 

부역장의 말처럼 남창역은 화려한 빌딩과 프랜차이즈 커피숍들이 들어서 있는 KTX 기차역 풍경과는 꽤 대조적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의 표정도 넉넉하고 여유로워 보였다. 기름 냄새 풍기는 석유난로를 가운데 두고 ‘ㄷ’자 모양으로 놓인 긴 나무의자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정겨웠다.

 

남창역 맞이방에 들어서니 해운대 방면으로 가는 기차와 태화강역 쪽으로 가는 기차가 맞물리는 시간대라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좁은 맞이방이 북적거렸다.

 

이용객들도 다양했다. 방학을 맞아 엄마와 기차여행을 즐기기 위해 나온 초등학생부터 20∼30대 청년,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그 중 부지런한 한 할아버지는 해운대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 남창 5일장에 와 장을 본 후 다시 해운대행 기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부산 근교에서는 남창 장날이 볼거리가 가장 많아 소일삼아 종종 온다”고 했다.

 

▲ 부산 해운대 방면 기차가 도착하자 많은 이용객들이 기차에서 내려 걸어 나오고 있다.     © 조귀숙 기자

 

얼마쯤 기다리자 해운대 방면 기차가 먼저 도착했다. 초등학교 1, 2학년 여자아이가 엄마와 함께 내렸다. 두 자매는 20분 동안의 기차여행이 신났던지 눈만 보이게 꽁꽁 싸맸는데도 눈가의 웃음이 묻어났다. 아이 엄마는 “울산 태화강역에 자가용을 주차하고 친정 오빠가 사는 남창에 오는 길”이라며 “평소에는 자가용을 이용하는데 아이들이 방학이라 기차여행을 시켜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창역은 플랫폼에서 역을 바라보면 ‘ㅅ’모양의 지붕 끝머리 2개가 겹쳐 있는 모습이 독특한 점이다. 2002년 보수 공사를 하면서 평 슬레이트 지붕은 맞배지붕으로 바뀌었고 창틀과 내부도 현대식으로 개조됐다. 내‧외부가 조금씩 변형됐지만 일제강점기 지방 역사의 구조와 공간 구성을 잘 보여주고 있어 2004년 9월 한국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제 제105호로 지정됐다. 

 

이 역은 하루에 29번 기차가 서고 500여 명이 이용하는데, 오늘처럼 남창 5일장이 열리는 날에는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한다고 덧붙였다.

 

남창역에서 나와 왼편을 보면 3·8일 장으로 열리는 남창 옹기종기시장이 있다. 1916년 개설돼 지금까지 무려 10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시장이다. 장이 서는 날에는 울산 외에도 옛 장날의 추억을 그리워하는 인근 타 도시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특히 지금처럼 방학 중에는 기차여행과 함께 장날 풍경을 보여주고 싶은 부모님이 자녀와 함께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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