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원불교는 1916년 소태산(少太山) 박중빈(朴重彬)이 창시한 한국의 신(新) 불교로 우리나라 7대 종단 중 하나에 속하는 종교다.

원불교는 현재 전북 익산에 위치한 중앙총부를 중심으로 국내 642개, 국외 68개 교당을 설립했다. 미국에는 해외총부 격인 원달마센터가 있으며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일본 등 26여 개국에서 원불교를 세상에 전파하고 있다. 교전을 10개 국어로 번역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창시자 소태산, 20여 년간의 구도생활 끝에 깨달음 얻어

원불교측에 따르면 창시자 소태산은 20여 년간의 구도생활 끝에 26세 때 만유가 한 체성이요 만법이 한 근원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장차 인류와 세계의 미래가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해 정신문명이 크게 약해질 것을 예견하고 인류 정신문명을 이끌어 나갈 새 시대 새 종교로 원불교를 창립했다.

소태산은 처음 깨달음을 얻은 후 불교·유교·도교·그리스도교 등 여러 경전을 열람했는데 그 중에서 ‘금강경(金剛經)’이 자신이 깨달은 진리와 일치함을 깨달았다. 근본 진리를 밝히는 데는 불법(佛法)이 제일이라고 생각한 소태산은 불교와의 인연을 스스로 정했다.

‘금강경’이란 인도에서 2세기에 성립된 공(空)사상의 기초가 되는 반야경전으로 금강석처럼 단단하고 예리하고 반짝이는 완전한 반야의 공지(空智)로 보살행을 수행하면 열반을 성취해 성불할 수 있다는 가르침을 담은 경전이다.

소태산은 금강경과 석가의 불법(佛法)을 주체로 하되 종교개혁·인간개혁·사회개혁을 동시에 수행하려 했다. 그래서 ‘물질이 개벽(開闢)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표어를 내걸고 종래의 불교와는 다른 새 교단인 원불교를 열었다.

◆시주, 동냥 폐지하고 직업에 종사하는 등 생활불교 표방

원불교는 근본적 진리면에서 불교와 상통하지만 신앙의 대상을 불상(佛像)이 아닌 법신불(法身佛)의 일원상(一圓相)으로 삼고, 시주(施主)와 동냥 등을 폐지하는 등 각자가 정당한 직업에 종사하며 교화사업을 시행한다는 이른바 ‘생활불교’를 표방한다는 점에서 불교와 다르다.

원불교는 1917년에 저축조합을 조직했고 1918년에는 바다를 막는 간척사업을 시작했으며 그후 엿공장, 과수원, 한약방 등 생산적인 경영을 해 새 교단 창립의 경제적 기틀을 마련했다.

해방 이후 원불교는 원광대학교, 원광고등학교 등 교육기관을 설립했으며 병원, 고아원, 양로원 등 복지기관을 설립했다. 해방 직후에는 전재동포구호사업, 한글보급운동, 고아원경영 등의 건국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원불교 기본교리, 일원상

원불교의 기본교리는 우주와 인생의 근본질서를 일원상(一圓相, 즉 O의 모양)이라 하고 일원상의 진리를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삼아 일원상의 진리가 지배하는 낙원세계를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원상은 진리의 상징적 표현으로 부처님이나 하나님, 진리, 도, 태극과 같은 궁극적 진리를 가리킨다. 말로 표현하면 일원상이며 형상으로 표현하면 둥그런 원이다.

소태산은 이를 둥그런 일원상으로 그려 마치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과 같다고 비유했다. 따라서 원불교인은 이 일원상 진리를 닮아가기 위해 정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불교는 ‘4은4요(四恩四要)’의 신앙과 ‘3학8조(三學八條)’의 수행으로 이 일원상의 진리와 합일되는 인격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4은’이란 4가지 큰 은혜로 천지은(天地恩), 부모은(父母恩), 동포은(同胞恩), 법률은(法律恩)을 말한다.‘4요’에는 자력양성, 지자본위, 타자녀교육, 공도자숭배가 있으며 세상을 구원하고 인류 사회를 발전시켜 이상적인 평등 세계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가르침이다.

‘3학’은 일원의 진리에 바탕을 두고 원만한 인격을 양성해 가는 3가지 공부길이다. 곧 정신수양, 사리연구, 작업취사를 말한다. ‘8조’란 3학 수행의 촉진제가 되는 신(信), 분(忿), 의(疑), 성(誠)과 3학 수행을 방해하는 불신, 탐욕, 나태, 어리석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