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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0년 참았다. 내 인생 찾으련다" 황혼 이혼 역대 최고

전체 이혼 비율의 1/3 차지, 가정 유지보다 삶의 질 중시해

조귀숙 기자 | 기사입력 2015/11/12 [22:32]

[기획]"20년 참았다. 내 인생 찾으련다" 황혼 이혼 역대 최고

전체 이혼 비율의 1/3 차지, 가정 유지보다 삶의 질 중시해
조귀숙 기자 | 입력 : 2015/11/12 [22:32]

최근 20년 넘게 결혼 생활을 유지한 부부가 갈라서는 ‘황혼 이혼’이 전체 이혼률의 1/3을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황혼 이혼은 이미 우리나라 이혼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이 추세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네 살 연상 남편과 36년간 결혼생활을 하면서 아들 둘, 딸 하나를 낳고 산 60대 K씨는 현재 황혼 이혼을 준비 중이다. 그녀는 결혼생활 내내 남편의 무뚝뚝함과 개인주의적 성격이 불만이었다.  K씨는 “자녀들이 다 결혼해서 떠나고 나니 이제는 남편과 둘만 있는 시간이 갑갑하고 참을 수가 없다”며  “나도 죽기 전에 한 번은 내 인생을 제대로 살고 싶어 이혼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털어놨다.

 

22년 결혼생활을 끝내고 인생의 제2막을 찾았다는 K(50‧여)씨는 결혼생활 내내 돈을 벌어야 했다. 남편이 한 직장을 오래 다니지 못하고 늘 옮겨 다니는 데다 술만 마시면 폭언에 폭력까지 일삼았지만 딸아이가 결혼할 때까지 참으려고 했다. 이후 딸아이가 경제활동을 시작하면서는 K씨는 더 이상 참고 살 필요가 없어져 이혼했다. 그녀는 지금의 생활은 그동안 맛보지 못한 새로운 삶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15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한 지 20년이 지난 뒤 이혼한 부부는 3만 3140쌍으로 전체 이혼 부부(11만 5510명)의 28.7%를 차지했다.

 

이 같은 황혼 이혼 비율은 2010년 23.8%를 기록한 이래 꾸준히 증가한 것이다.

 

2011년 24.8%로 높아진 황혼 이혼 비율은 2012년 26.4%로 증가, 5년차 미만 부부의 신혼 이혼률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다음해인 2013년부터는 28.1%를 기록,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황혼 이혼이 꾸준히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다수 전문가들은 “결혼한 지 수십여 년이 된 부부라 할지라도, 이들의 자녀가 결혼하거나 독립한 후에는 그동안 남편 혹은 아내로부터 느낀 서운함이나 억울함, 평소 드러내지 못했던 본인의 가치관이나 감정 등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게 된다. 이 같은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 결국 황혼 이혼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 전문가들은 ‘그저 참고 사는 게 미덕’이라던 결혼관의 변화, 늘어난 수명과 자녀관, 여성들의 인식변화도 황혼 이혼 증가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법률사무소를 운영 중인 한 변호사는 “가부장적인 문화가 팽배했던 시절에는 결혼생활에서 부당한 관계가 이어져도 참고 살았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뒤늦게라도 ‘내 인생을 찿겠다’는 부부가 늘고 있다”며 “가정을 유지하려는 의지보다 ‘삶의 질’을 우선으로 여기는 풍토가 황혼 이혼 증가의 원인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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