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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마술이 세상을 바꾼다"…문팩토리 문태현 마술사

마술 전문회사 문팩토리 문 대표 “시민 문화의식 향상이 목표”

이연희 기자 | 기사입력 2015/10/09 [00:02]

[인터뷰]"마술이 세상을 바꾼다"…문팩토리 문태현 마술사

마술 전문회사 문팩토리 문 대표 “시민 문화의식 향상이 목표”
이연희 기자 | 입력 : 2015/10/09 [00:02]
▲ 문팩토리 대표 문태현 마술가     © 뉴스쉐어


 “문팩토리… 달(moon) 공장(factory)? 달을 만든다는 건가?”

 

전북 군산시 개복동에 자리 잡은 마술 전문회사 ‘문팩토리’의 이름은 ‘상상을 제조하는 공장. 꿈꾸는 것을 이루는 회사. 세상의 모든 것을 마술을 통해 실현시키는 회사’라는 의미로 붙여졌다.

 

문팩토리 문태현 대표는 황무지 같은 척박한 지방의 문화 환경 속에서도 굳은 신념으로 지난 2010년 마술 전문회사를 떡 하니 차렸다.

 

문화 수요가 그리 크지 않은 군산이라는 작은 도시에 회사를 차린 문 대표의 결심은 다소 무모하다면 무모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회사 모토 그대로 ‘마술을 통한 군산시민들의 문화의식 향상’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움직임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

 

그는 마술을 통해 세상을 바꿀 힘이 있다고 말한다.

 

지난 5일 군산 시내 한 카페에서 문태현 대표를 만나 그 얘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문태현 대표와의 일문일답 요약이다.

 

- 현재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는데 소개 부탁한다.


▲ 현재 문팩토리를 운영 중이며 내년 개강할 계획에 있는 동유럽 예술학교 체코브루노 콘서바토리의 한국 캠퍼스에서 마술연기학과를 교수진으로도 준비 중이다. 아마도 신입생 모집 상황을 지켜봐야하겠지만..(웃음)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이를 채우기 위해 부딪히며 배우고 있다.

 

- 회사 운영에 어려움은 무엇인지.


▲ 마술 시작 후 ‘마술사로만 가자’라고 생각했다가 부모님의 권유로 군산에 갑자기 내려오게 됐다. 막상 군산에 내려와 보니 마술회사라는 게 없어 내가 다닐 수 있는 회사가 없었다. 그렇다면 사업장을 내가 직접 만들자 해서 만들었는데 경영하는 것을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고 회사 꾸려가는 과정부터 시작해 지금도 모르는 게 많아 계속해서 배우고 있다. 고집대로 이끌어가는 부분이 많아 성취한 것도 있고 놓친 것도 있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바꿔나가는 원동력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특히 군산에서 살고 있어서 의미가 있다.

 

 

- 많은 것을 바꿔나가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 군산 내려와서 그야말로 문화충격을 받았다. 사업장을 차리고 나서 본격적으로 일 하기 위해 시청을 찾아갔다. 회사의 마술공연을 소개하고 나니 시 측에서는 공연에 대한 것은 이벤트 회사에 위임하고 있다고 하더라. 알고 있는 바로는 이벤트 회사는 콘텐츠를 포함한 공연의 전부를 도맡아 하는 게 아니고 무대 준비, 행사를 위한 자리배치 등의 역할을 맡아 하는 것인데 현실은 공연팀 섭외까지 하면서 갑-을-병 구조를 취하고 있었다. 중간 ‘을’ 단체가 마술 공연팀 ‘병’을 섭외하는 엉뚱한 체계가 된 것.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마술의 가치는 떨어지게 되고 마술을 하는 사람들이 설 자리가 더 좁아지는 것이다. 공연을 위한 마술사들의 노력과 땀, 열정에 비해 턱없이 적은 비용만으로 마술사가 무대에 올라야 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됐다.

 

더군다나 문팩토리의 마술사 중 서울에서 나를 믿고 군산까지 온 2명의 친구가 있었던 상황이었고 그런 이유를 비롯해 열악한 수익 체계를 반드시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남들 다 그렇게 사는데 너만 왜 그렇게 못살아?”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이를 지켜만 본다면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을거라 생각했다.

 

-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 마술은 저에게(문 대표)는 나를 표현하는 붓이나 펜 같은 하나의 행위다. 마술에 미쳐 살고 있지만 나와 같은 사람을 위해서 그것을 영위할 수 있는 땅을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대가 지남에 따라 물가는 상승하지만 마술 공연에 대한 그만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저를 보고 말 안 통하는 사람, 문제아, 버릇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진 모르지만 이 싸움이 무의미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지금 하고 있는 마술 디렉터에 대해 소개해 달라.


▲ 18세 때 일본 마술대회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한 마술사가 눈에 띄었다. 멋진 공연을 선보인 그 마술사는 본인은 연기자일 뿐 마술 액트를 만들어주는 마술 디렉터가 있다는 것을 설명해줬다. 그때 처음 마술 디렉터라는 것을 알게 됐고 그 아이디어를 창조한 디렉터와 그것을 훌륭하게 소화해 내는 마술사의 연기가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왜 이런 시스템이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마술에 대해 더 공부하게 됐다. 어린나이에 프로 마술사로 데뷔한 이후 나의 실력을 증명해야 할 필요가 있었는데 처음으로 20살 당시 동갑내기 마술사의 마술 디렉터를 하게 됐다.

 

- 가장 보람된 순간을 꼽는다면.


▲ 지난 2007년부터 문팩토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마술도구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수요자가 한정돼있다는 이유 등으로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했다. 하지만 온라인 매장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까지 도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많아졌다.

 

그러던 어느날 러시아의 마술의 대가로 불리는 한 마술가가 문팩토리에서 만든 마술도구를 보고 한참을 고민하며 서성였다. 러시아와의 물가 차이 있다 보니 아마도 가격 때문인 거 같았다. 그 모습을 보고 대화를 해보니 그 마술사가 “I never seen this idea(이런 아이디어는 처음 본다)”라며 세상에 없는 이런 아이디어를 어떻게 냈냐며 칭찬을 했다. 그리고 그분께 선물로 그 도구를 드렸다. 그냥 (가치를 알아봐 준) 그분에게 공짜로 드리고 싶을 마음이 드는 정말 고마운 칭찬이었다. 

 

 

-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 머릿속에서 많은 것이 부서졌다가 붙었다가 반복된다. 어렸을 땐 공상하는 걸 좋아했고 학창시절에는 바보, 멍청이, 엉뚱한 아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마술사가 되고 나서 천재라는 말을 듣게 됐다. 본질적인 것부터 많이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이 왜 마술을 보는가 속이는 게 재밌어서?, 마술은 왜 생겼나?, 왜 나는 마술을 하나? 등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면 언젠가 그 답이 나온다.

 

예를 들면 마술에 대한 본질을 찾기 위해서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꽤 오래된 것을 알수있다. 이론적으로 종교가 생긴 것을 마술로 본다. 마술은 세상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직업이라고 한다. 이후 고대 이집트를 지나 현재까지 이른 것이다.

 

- 버스킹(길거리 공연)도 많이 한다고 들었다.


▲ 버스킹은 회사 식구들도 반대했고 주변의 반응도 냉담했다. 하지만 버스킹 문화를 군산지역에 전하고 싶었다. 3년전 부터 은파호수공원 등 여러 곳에서 공연하기 시작했고 버스킹이 이제는 제법 자연스러워진 분위기가 됐다. 아직도 우리의 공연 관람 비용이 비싸서 못 보는 사람들은 평생에 이런 마술을 못 보는 사람들이 많을 거 아닌가. 그런데 지방같은 경우는 시민 문화 복지 차원에서 무료 공연 같은 것을 열어 놓는데도 시민들은 가지 않는다.

 

그리고 문화에 대해 소비를 할 필요를 많이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또 열린 공연은 무조건 무료 봉사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했고 버스킹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버스킹을 통해 시민들이 공연에 대한 돈을 내고 이와 동시에 문화 구매율과 시민들의 문화의식도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늙어서도 평생 마술사를 할 거라고 말하는 문태현 대표. 사람들은 왜 불안정한 삶을 사느냐고 그에게 묻지만 그는 불안정한 것을 안정되게 만드는 게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술을 통해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는 것을 실현하는 앞으로 그의 행보가 더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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