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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주기, 관심과 격려로 트라우마 극복

김현무 기자 | 기사입력 2015/04/20 [10:16]

세월호 참사 1주기, 관심과 격려로 트라우마 극복

김현무 기자 | 입력 : 2015/04/20 [10:16]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한창우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장은 세월호 피해자의 심리 상태에 대한 진단 소견을 20일 밝혔다.

 

아래는 한창우 트라우마센터장과의 인터뷰 전문

 

 

1. 1년이 지난 지금 세월호 피해자들의 심리 상태는 어떻습니까?

 

생존자들 중 상당수는 사고 당시 상황이 자꾸 떠오르거나 꿈속에서 당시를 회상하는 재경험, 작은 일에도 깜짝 놀라는 과각성 등 외상후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트라우마를 떠올리는 것을 회피하게 되면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기도 합니다.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은 가족을 잃은 슬픔에 우울, 무력감을 느끼고, 가족을 지켜주지 못하고 먼저 보냈다는 죄책감으로 인해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가족들 중에는 사고 전의 직장생활로 돌아갔다가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심리적 어려움이 악화되어 다시 일을 그만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제 때 해소하지 못하고 장기적으로 지속되면서 신체적인 문제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식욕이 떨어져 체중이 감소하고, 대표적인 스트레스성 질환인 소화기계 질환, 근골격계 질환 등의 증상 발생이 늘어났습니다. 알코올이나 담배에 의존하여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경향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세월호 피해자들 중 상당수가 1주기가 다가오면서 심리적으로 더 힘들어졌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기념일 반응은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난 날짜가 돌아오면 그 당시와 비슷한 감정 상태와 신체 반응을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유가족들 중에서는 새로 핀 꽃을 보면서 1년 전 참사와 가족의 죽음을 떠올리게 되어 괴로워하는 분들도 있고, 우울감과 그리움 등의 복잡한 감정들을 느낀다고 호소합니다. 생존자들 역시 1주기가 다가오면서 사고 당시의 기억이 더욱 생생하게 떠올라 불안감을 느끼고 사망한 피해자들에 대한 죄책감이 심해지는 등의 기념일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월호 피해자들은 사고로 인한 후유증, 가족을 잃은 슬픔 뿐 아니라 여전히 남아 있는 사회에 대한 불신과 분노의 감정 때문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들은 진실을 밝히고 세월호를 끌어올려야 비로소 분노와 죄책감을 일부 내려놓을 수 있는데, 이러한 문제가 늦춰지면서 회복급성기의 심리 상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2. 피해자들의 심리상태에 대한 경과가 어떻습니까?

 

세월호 피해자들의 경우 다른 재난 피해 사례에 비해 더딘 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전형적인 트라우마 반응 이외에 분노와 불신의 감정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들에게는 죽음의 진실을 밝히고 배를 끌어올리는 것이 희생자들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중요한 과업입니다. 이것이 해결되기 전까진 죄책감에 마음 편해지는 것에 저항하고 있는데, 이 해결이 늦춰지면서 여전히 분노하고 불신하는 급성기 심리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외상을 경험한 후에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비롯하여 우울증, 불안장애, 알코올 남용 등 여러 가지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경우라도 사고 후 수개월, 수년이 지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가 나타날 수 있고 5년 이상 지난 후까지도 치료를 지속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트라우마 치료는 한시적인 기간 안에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들에 대한 장기적인 치료와 관찰이 필요합니다. 또한 안전한 환경에서 상담자와 피해자가 신뢰할 수 있는 치유적 동맹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3. 직간접 피해자들에게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안산온마음센터)가 제공하는 프로그램 및 서비스는?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안산온마음센터)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포함하여 총 35명의 전문인력이 근무하며 전문적인 상담과 프로그램을 통해 피해자들이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안산 지역의 유가족, 실종자 256가구, 768명을 비롯하여 타지역 생존자 등의 직간접 피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심리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고위험군으로 판단되는 사례에 대해서는 상주하는 전문의 상담과 처방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심리지원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자발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전문 상담인력이 직접 가정방문을 하거나 피해자들이 있는 현장에 동행하여 함께하고 있습니다.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안산온마음센터)에서는 개별상담 및 사례관리 뿐 아니라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피해자들의 심리회복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요가 등 신체적인 이완을 돕는 신체기반 프로그램부터 미술, 음악 등의 예술치료, 더 나아가 바이오피드백이나 EMDR과 같은 외상 전문 치료기법까지 중증도와 수요에 맞추어 폭넓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4. 지금 세월호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트라우마가 치유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사회적인 지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하여 일반 국민들도 일종의 집단적 트라우마를 받았습니다.

 

국민은 세월호를 듣기만 해도 당시의 고통이 떠오르기 때문에 때로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러나 이러한 외면과 공감이 결여된 오해가 피해자들에게 또다른 트라우마가 되고 있습니다.

 

세월호 피해자들은 1년 동안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은 채 헛되이 잊혀져 가는 것이 두렵다고 말합니다. 이들이 우리의 이웃이자 국민으로서 공감을 형성한 사회 안에서 회복될 수 있도록 관심과 격려가 필요합니다.

 

건강한 사회라면, 피해자들의 아픔을 직면하고 나눠가질 수 있는 집단적 용기가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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