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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주의 두루치기 세상] ‘노리개’ 여검사 역 이승연 “신인 여배우의 비극 배우로서 더 아팠다”

사건의 재구성인가? 영화적 승화인가? 논란 속 ‘노리개’ 여배우 직격 인터뷰

백현주 기자 | 기사입력 2013/05/20 [17:17]

[백현주의 두루치기 세상] ‘노리개’ 여검사 역 이승연 “신인 여배우의 비극 배우로서 더 아팠다”

사건의 재구성인가? 영화적 승화인가? 논란 속 ‘노리개’ 여배우 직격 인터뷰
백현주 기자 | 입력 : 2013/05/20 [17:17]
- 고 장자연 사건을 영화 ‘노리개’로 만나다

▲ 열혈 초보 수사검사 役 - 이승현     © 이재현 기자
지난 2009년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사건하면 곧바로 떠오르는 게 바로 고 장자연의 자살 사건이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통해 대중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던 신인 배우의 죽음이었기 때문이다. 드라마 방영 직후 몇몇 언론사와 적극적으로 인터뷰도 하며 활동에 큰 의지를 다졌던 여배우 고 장자연은 2009년 3월 의문의 문건을 남겨놓은 채 그렇게 삶을 마감했다. 

자살 이후 전 매니저에 의해 공개되었던 이 문건에는 자신의 주민등록번호와 서명 등이 적혀 있었고, 기획사로부터 술접대와 성상납 강요를 받는 등 폭행에 시달려왔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그 파장은 일파 만파였다. 더욱이 그 문건 속에는 방송관계자를 비롯해 정재계 인사들의 실명까지 거론되었기에 우리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었다.

고 장자연의 사망 이후 세상은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바로 잡아야 한다고 한동안 한 목소리를 냈지만, 결국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지 명명백백하게 가려내지 못한 채 서서히 세월 속에 그 사건은 묻혀가는 듯했다.

문건은 왜 작성되었는지, 그 속에 담긴 내용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가려내기 위해 많은 언론매체와 법조계, 여성계 등 온 사회가 들끓고 성토하며 뛰었지만 결과는 용두사미. 사건의 중심에 선 당사자가 이미 고인이 되었기에 그런 결과는 어찌보면 당연했을 수도 있었다. 

우리는 그저 몇몇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신인 여배우가 연예인으로 이름을 알리기까지 결코 녹록하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함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고, 그 녹록하지 않은 과정의 일부 속에는 성과 권력, 돈이 끈끈하게 연결되어 힘없는 사람이 힘있는 사람의 노리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을 뿐이었다.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고, 여전히 무언가 끝나지 않은 듯한 여운을 남기고 있던 고 장자연 사건이 영화로 다시 돌아왔다.

바로 최승호 감독의 신작 영화 ‘노리개’.

연예계 성상납을 소재로 한 영화 '노리개(감독 최승호, 제작 마운틴픽쳐스)'는 스스로 생을 마감한 한 여배우의 진실을 신참 여검사의 열정과 맹렬 기자가 각자의 시선으로 추적하는 내용을 담아 더욱 긴박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일보는 오는 18일 개봉을 앞둔 영화 ‘노리개’에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검사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연기했던 배우 이승연을 만나 연예계와 여배우의 현실, 그리고 성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배우로서의 각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이하 영화 ‘노리개’ 여검사 역 이승연과의 인터뷰 

 
Q 시사회 후 깊이 있는 연기에 언론이 주목, 어떤 과정을 밟아왔나?

“데뷔를 한 건 오래되었지만, 대중들이 아직 잘 알지 못하니 신인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 역시 여러 곳의 기획사와 인연이 닿았었다. 다섯 군데 정도 거치면서 스타가 되기보다 과정이 길더라도 배우가 되기 위한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연극무대에서부터 시작을 했다.
 
단역부터 주연까지 넘나들기도 했고, 극단에 소속되어서 연기를 하기도 했었다. 어떤 때는 3년 동안 하드 트레이닝만 받고 단 한 작품도 하지 못했던 적도 있었다. 심지어 연극 연습을 하던 중 화재가 발생해서 영원히 연기를 하지 못할 수도 있었던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그렇게 연기자로서 꾸준히 작은 것부터 열심히 해오면서 영화로도 활동무대를 넓혀갔었다”


Q ‘노리개’는 고 장자연 사건을 모티브로 해 기획 단계부터 화제였다. 작품에 임한 여배우로서 신인 여배우의 현실 어떻게 보았나? 

“나 역시 신인 시절을 지나왔기에 고 장자연씨나 극중에서도 스스로 생을 마감한 신인 여배우인 정지희는 지극히 안타까웠다. 내가 왜 스타의 길을 꿈꾸지 않고 연극무대부터 차근차근 길을 걸어왔는지도 거기에 조금의 이유는 있을 수 있다. 갓 대학을 졸업하고 꿈에 부풀었던 20대 초반 나 역시 비슷한 제안을 받아 상처받고 좌절한 적이 있었다.
 
당시 집이 강남이었는데 어느 날 한 기획사 측에서 내게 연락이 왔다. 집근처에서 재력가와 술자리를 하고 있는데 잠시 들러서 인사를 하고 가라는 것이었다. 그냥 술자리인줄 알고 갔던 나는 그게 아니라는 것에 당혹했었다.
 
그저 술자리에 왔다 가라고 했던 그 분은 내게 성상납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하라며 마치 성공의 선택권을 주는 듯 내게 뜻밖의 제안을 했었고, 나는 당연히 그 자리에서 거절을 하고 돌아섰다. 그런 내게 ‘그럴 줄 알았다’라고 답을 했던 그분, 알면서 왜 그런 일을 했었나 상처가 되었고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회의를 품었던 나는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연극 무대로 갔고, 작은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고 포스터 붙이는 일에도 열심히 했었다.”


Q 많은 우여곡적이 있었지만, 진심과 열정은 통하는 것인가 이제는 ‘노리개’의 여주인공으로 대중들과 만나게 되었는데?

“연극배우로 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영화 오디션도 틈틈이 봤었다. 내가 오디션을 보고 나서는 늘 현장에 계신 관계자분들의 호응도가 높았었다.
 
어떤 역할의 오디션을 보고 그 역할에 낙점이 안되면 오히려 다른 역할을 제안하시면서 꼭 같이 일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건네기도 해서 떨어진 좌절감보다 인정받는 것에 대한 자긍심도 적지 않았다.
 
나를 인정해 주신 분들의 소개 소개로 활동의 폭이 넓어져갔는데, 그렇게 하다가 김종관 감독의 단편 영화 ‘낙원’을 하게 되었다.
 
그때는 양익준 감독을 배우로서 만났는데, ‘낙원’ 이후에 양익준 감독이 내게 직접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느낌을 준 여배우’ 라고 이야기 했다고 하기에, 평소 묵묵하던 친구인데 인사치레인가 하고 지나쳤었다.
 
그러다가 이후 내게 ‘저 선배가 주는 것만 해봐야지’라는 생각을 난생 처음 가지며 연기 호흡을 맞췄었고 양익준씨 본인 스스로도 ‘낙원’에서의 연기에 흡족해했다는 후일담을 직접 들을 수 있었고, 이후 ‘똥파리’의 캐스팅을 위해 연락이 왔을 때 흔쾌히 참여하겠다고 화답하고 함께 다시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낙원’ ‘똥파리’ ‘핑크’등 단편 영화의 출연을 빈번히 했었고, 이번에는 ‘노리개’를 통해 30대 여배우에게 흔하게 찾아오지 않는 캐릭터 강한 역할로 대중들 앞에 서게 되었다.”


Q 여검사 역할 받고 캐릭터 위해 어떤 노력했었나?

“처음에 시나리오 받았을 때 정말 내가 해보고 싶은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어리바리 하면서 내실 있게 할 일 똑 부러지게 하는 게 마음에 쏙 들었다.
 
특히 우리나라 작품 속 여검사 캐릭터가 흔하지 않았기에 더 매력적이었다.
 
자료를 많이 뒤졌고 법정 드라마는 거의 다 봤는데, 옛날에 손숙 선배님이 한 번 하셨던 건 카리스마 있는 여검사였고, 나는 극중 신인 여검사였기에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무조건 덤볐던 거 같다.
 
감독님 역시 실제에 가까운 검사였으면 했었고, 그 또한 내가 좋아하는 연기 톤이기도 해서 실제 검사들이 일하는 모습을 거의 매일 가다시피 해서 연구를 했었다. 법을 공부한 감독님을 따라서 공판장을 어떻게 들어가는지부터 배웠다. 나중에는 경비아저씨들과 친해지기도 했었다.
 
성 범죄만 다루는 법정이 있어서 그곳을 주로 갔는데, 그곳의 재판 내용도 우리 작품과 맞았고 내가 봤던 여검사는 굉장히 인간적이었고, 그곳에 온 가족들까지도 챙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번은 그 여검사가 내게 왜 자꾸 오냐고 묻길래 배우이고 검사 역할을 준비중라고 했더니 ‘나는 카리스마 없는 검사’라고 자처해서 ‘나 역시 극중에서 카리스마 없는 신참 검사 역할이다’라고 대답했더니 함께 웃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Q 배우로서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삶이랑 연기가 어우러진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 이게 진짜 삶인건가 아니면 연기인가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그런 거 말이다.
 
영화제 같은 곳에서 만나게 되는 외국 분들은 나를 보고 묘한 매력을 지녔다고 좋아해주시는 걸 종종 들었다. 나도 모르는 그런 이미지가 내게 있나보다.
 
배우로 묻는다면, 이자벨 위페르나 김혜자 선생님을 좋아한다. 최근에 김혜자 선생님의 ‘만추’를 다시 볼 기회가 있었는데 작품도 좋지만 그분의 연기에 푹 빠져들었었다. 아직 내게 순수함이 남아있을 때 맑은 연기를 더 많이 해보고 싶다.”
 


백현주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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