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쉐어=제주) 사려니 숲길은 제주시 봉개동 절물오름 남쪽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을 지나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에 사려오름까지 이어지는 약 15km의 숲길이다. 비자림로에서 입구에 들어서면 맨 먼저 울창한 삼나무 숲과 6월의 신록의 계절답게 푸르름이 나를 감싼다. 마치 교회에 들어서면 경건함과 엄숙함에 사로잡히듯 사려니 숲길도 나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평화로운 사려니 숲길이 명상과 치유의 세계로 안내한다. 숲길 안내에 따라 길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사려니 숲길이 생겨난 배경은 이렇다. 조선시대에 이 지경은 모두가 민둥산이었고 해마다 산불을 놓아 소등 가축양식을 얻었고, 또한 이곳은 목장지대여서 가축을 방목하여 길렀다. 한편 이 일대에서 관리들은 군사를 풀어서 사슴을 사냥했다. 시대가 흘러 산불을 금지하고 자연림 녹화사업으로 산에 나무를 심고 뗄감도 금하다 보니 오늘과 같이 원시림을 된것이다. 나무가 자라고 숲을 이루다 보니 이 숲을 이용하여 인근 주민에게 표고버섯도 재배하고 양봉도 치는 곳이 되었다. 표고버섯 재배자, 양봉치는 사람들이 다니던 길이 지금의 숲길이 되었다. 숲길을 따라 1km 정도 걸으면 새내왓(천미천 계곡의 지류)라는 조그만 하천이 나오는데 비가 내리지 않으면 항상 건천이다. 여기서 암반욕(바위에 드러누워 발한하는 욕)을 하면 따뜻한 바위돌에서 방사되는 다량의 원적외선과 음이온으로 신진대사가 촉진된다. 새내왓을 지나 발걸음을 옮기면서 명상에 빠져본다. 아무 생각없이 나무사이로 쏟아지는 햇빛을 보고, 새가 지저귀는 소리도 듣고, 마치 구름위를 걷듯 내 발걸음이 옮겨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자연과 하나되어 걸어간다. 이렇게 500m정도 걷다보면 참꽂나무 숲이 나온다. 지금은 꽃이 전부지고 푸른 잎사귀만 무성하지만 참꽃나무는 타는 듯한 붉은꽃을 무더기로 피우기 때문에 제주인의 불타는 의욕과 응결된 의지를 나타낸다하여 제주를 상징하는 꽃이 되었다. 전형적인 온대산지인 사려니 숲길에는 자연림으로 졸밤나무, 서어나무가 우점하고 있고 산딸나무, 때죽나무, 단풍나무들이 자생하고 있으며 산림녹화사업의 일환으로 삼나무, 편백나무등 식재되었다. 참나무꽃을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을 남긴채 걷다보니 서어나무 숲이 나온다. 서어나무는 높이가 15m 가량의 낙엽활엽고목으로 가을에는 붉은 빛의 단풍이 들며 제주의 산림문화를 형성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고 한다. 서어나무는 화전을 하는데 필요한 농기구의 주재료로 사용되었거나, 숯을 굽는 용도, 표고버섯재배의 원목으로 사용된다. 서어나무 숲을 지나다 보면 물찻오름 입구가 나온다. 아쉽게도 이 오름은 휴식년제로 인하여 입산이 금지되었다. 물찻오름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월든 3거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성판악으로 가는 숲길과 사려니 숲길로 가는 길이 갈린다. 월든(walden)3거리는 인공림과 자연림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치유와 명상의 숲’이라고 한다. 성판악 방향의 숲길은 특별한 행사가 있을때만 개방한다. 보통 일반인이나 관광객은 여기서 붉은오름 방향으로 걷는다. 붉은오름 방향으로 걷다보면 삼나무도 많이 보이고 길도 시멘트 길이다. 이 길이 과거나 지금도 임로(林路 )로 사용되고 있음을 느낄수 있다. 또한 이길에서는 ‘가수기목(佳樹奇木)’이라하여 아름답고 좋은나무와 기묘하게 생긴 나무를 많이볼 수 있고, 제주인들이 조상을 모신 묘(산소)의 형태도 볼 수 있다. ‘사려니’라는 말은 ‘신성한 곳’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수많은 동식물의 터전이 되고 숲과 오름, 계곡을 만나며 걸을 수 있는 곳, 사려니 숲길은 신성한 생명의 공간이자 우리들이 자연과 더불어 명상하고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비자림로 입구에서 붉은오름 입구까지는 걸어서 4시간 정도 걸린다. 아침에 출발하여 점심때쯤 붉은오름에 도착하면 허기진 배를 채우고 싶어진다. 여기서 제주시 방향 시외버스를 타고 5분정도 가면 삼계탕으로 유명한 교래리 마을이 나온다. 제주 = 김석훈 수습기자 기사제보 - newsshare@newsshare.co.kr < ⓒ 뉴스쉐어 -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정론. > 2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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