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그룹의 임원들의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박태규(71) 씨가 구속 초기 함구했던 것과는 달리 입을 열기 시작했다. 6일, 당초 일부만 인정했던 15억원의 금품수수 혐의 중 대부분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의) 진술이 영장 범죄 사실에 많이 근접한 것 같다”며 “정·관계 로비와 관련한 의혹은 금품수수 혐의에 대한 수사가 진척된 후에 추궁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씨는 지난해 김양(59·구속기소) 부산저축은행 그룹의 부회장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정관계 고위층을 상대로 구명로비를 벌여달라’는 청탁과 함께 15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됐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가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며 “로비자금 사용처 등은 본인 진술이나 통화내역 조회 등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추석 연휴 다음 주부터 박씨가 접촉한 금융당국과 정·관계 고위층 인사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본격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조만간 김양 부회장과 박씨를 동시에 불러 대질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씨는 수사 초기인 지난 4월 초 캐나다로 출국하여 5개월 동안 도피생활을 하다 지난달 28일 자진 귀국했다.

한편,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검찰을 향해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사건 수사이후 시작된 박태규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에 대한 수사는 자취를 감췄다”며 “곽노현 수사는 육상중계 하듯이 정보를 흘리는 검찰이 박태규는 정보를 꼭꼭 감춰 두려고 수감시킨 모양”이라며 비판했다.

시사포커스 = 유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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