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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야, 미안하구나!

출산과 동시에 직장과는 작별해야 하는 여전한 육아 현실

윤수연 기자 | 기사입력 2011/08/23 [19:19]

아기야, 미안하구나!

출산과 동시에 직장과는 작별해야 하는 여전한 육아 현실
윤수연 기자 | 입력 : 2011/08/23 [19:19]
(뉴스쉐어=대전충청본부) 대전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A씨(33세)는 첫째를 낳은 후, 힘들게 둘째를 가졌으나 출산을 앞두고 병원 측의 권고 사직을 받았다.

법적으로 보장된 석달의 출산 휴가는 보장하지만, 이후의 육아를 하기 위한 휴가는 줄 수 없으니 육아를 하고 싶으면 사직을 하라는 이야기였다.

먼 곳에 사는 시어머니는 나이가 있어 아이를 맡기기가 힘들고, 허리 디스크에 시달리는 친정어머니에게 첫째를 맡긴 것에 이어 둘째까지 맡길 수 없어 고민하던 A씨는 결국 사직을 했다. 첫째 때 어렵게 얻은 출산 휴가로 인해 자신의 빈자리를 메우느라, 동료들이 고생한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작용했다.

비슷한 시기에 임신한 동료 3명 중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다른 한명은 역시 석달 간의 출산 휴가가 끝난 후에 퇴직할 생각이다. 직장에서 출산한 여성에 대한 권고사직은 드러내놓고 하지는 않지만, 공공연한 비밀이다.

정부에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지만, 엄연히 현실은 다르다. 병원 측에서도 출산 휴가를 주어야 한다는 것은 마땅히 알고 있으나, 그렇게 될 경우 병원 시스템상 여건이 너무 어려워진다. 출산 휴가 1년만 일할 수 있는 대체 인력을 선발하기도 힘들거니와 일하는 직원 절대다수가 여성들이다 보니, 계속되는 출산 휴가로 인해 남아 있는 인원들의 업무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A씨는 전문직인 자신의 일을 계속 하고 싶지만,  힘들게 얻은 둘째를 맡길 수 있는 믿을만한 곳도 찾지 못한 데다, 곧 초등학교에 입학할 첫째 아이를 위해 결국 사직을 결심한 것이다.

그러나 걱정은 여전하다. 자신이 사직하게 되면, 집안의 재정이 절반으로 줄어드는데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엄청나게 들어갈 교육비를 외벌이로 감당할 자신이 없다.

대전시내 한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B씨(31세)는 시댁과 친정이 모두 다른 지역이라 육아로 인해 매번 전쟁을 치른다. 어린이집이 수해로 잠시 공사를 하는 사흘간 아이를 맡길 곳도 없고 휴가도 받지 못한 것이다. 남편과 함께 번갈아 조퇴를 하고 아는 지인을 총동원해 몇 시간씩 맡기는 등 노력했지만, 결국 아이와 함께 몸살에 걸렸다.

교사나 공무원, 또는 대기업 회사원이 아니라면, 출산과 육아는 여전히 여성만의 몫이다. 국가에서는 무상 보육 등을 내세우고 있으나, 매번 터져나오는 어린이집의 각종 사고는 엄마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든다.

여전히 믿고 아이를 맡길 만한 곳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직장 환경상 육아를 위해 아버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남성들이 아이가 아프다거나 아이를 키우기 위해 조퇴를 하거나 결근을 하는 것은 결국 직장에서 도태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에 대한 책임은 또한 온전히 여성들의 몫인 것이 현실이다. 

여성들은 무상보육 등 정부의 지원책이 나아지고 있으나, 어린이집 등 보육 기관에 대한 정부의 철저한 관리를 더욱 원하고 있다. 툭하면 터지는 어린이집의 사고는 책임지는 기관도, 감사하는 기관도 없어 지자체와 교육청이 서로 책임공방만 벌이다 유야무야 사그라든다.

타인의 자격증을 빌려와 어린이집을 차리고 문제가 발생하면 태연히 다른 곳에 가서 다른 사람의 보육교사 자격증을 다시 빌려와 어린이집을 차리는데도 문제삼는 기관도, 알려주는 곳도 없다.

그곳에서 음식물 쓰레기로 아이에게 죽을 만들어 먹이건, 아이를 학대하건, 운행 차량에서 아이가 숨지건, 보육기관에서 발생한 사건들은 쥐도새도 모르는 사이 무마되어 있다. 모든 것은 온전히 어머니들만의 책임인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출산율만 더욱 저하될 뿐이다. 정부는 매번 공허한 출산율 올리기 정책으로 탁상공론만 할 것이 아니라, 직장여성들에 대한 실질적인 육아 휴가 보장과 어린이집 등 보육기관에 대해 책임있는 관리와 감사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시사포커스팀 = 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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