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이 금지된 비만치료제를 국제특송화물을 이용해 국내에 불법 반입·유통시킨 ‘부부 밀수단’이 적발됐다.

인천공항본부세관은 11일, 국내 수입이 전면 금지돼 있는 시가 27억원 상당의 ‘시부트라민’ 함유 비만치료제를 밀수입한 미국거주 40대 이민자 부부 등 밀수조직 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불법 다이어트 식품 7만5000정 및 1500통을 압수했다.

이 다이어트제에 들어있는 ‘시부트라민’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 지난해부터는 생산지인 미국에서 판매 자체가 금지되었고, 정상적인 절차로는 수입 할 수 없다.

밀수단은 지난 2007년부터 미국 현지에서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어 국내 구매자를 겨냥해 운영하며, 가입한 2만 명의 명단을 무단으로 도용하여 수입이 금지된 약품을 개인에게 보내는 비타민처럼 꾸며 국내로 밀반입했다.

이들은 개인 특송화물에 경우 세관에서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 이 상자를 받은 택배회사는 숫자나 영어 이름 등이 적힌 ‘암호’가 기재돼 있으면 표시된 주소에 상관없이 강원도 원주의 집하 장소로 배송했다.

판매대금은 국내에 거주하는 친인척 명의로 개설한 계좌를 통해 구매자들로부터 입금 받았다. 또한 제3자 계좌로 여러 차례 이체하거나 유학자금으로 속여 미국에 송금하는 등 약 9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자금세탁한 혐의까지 드러났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해외운영 인터넷사이트에서 판매하는 다이어트 식품과 정력제 및 화장품 등은 안정성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불법물품일 가능성이 높다”며 “또한 사이트 회원가입 시 개인정보가 밀수입에 도용될 수 있으므로, 국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세관측은 국민들의 건강, 미용, 다이어트 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위해성 여부가 검증되지 않은 인터넷 판매 제품의 수요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시사포커스 = 유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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