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새 대표로 선출된 홍준표와 한나라당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박근혜 대표와의 관계는 적과의 동침이 될까? 진정한 협력 관계가 될까?
홍준표 대표는 작년 1월 세종시 수정안을 두고 당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당시, “어느 조직이나 집단에서 자기 소신만 내세우면 혼자 탈당하고 나가서 당을 만들어야 된다”며 박근혜 탈당론을 주장해 파장을 일으킬 정도로 친이계통으로 분류되던 인물이다.
그랬던 그가 전당대회를 치러가는 과정에서 ‘박근혜 수호자’를 자처하며, 급격하게 박근혜 대세론을 주장해 결국 당대표로 선출되자, 내년 선거를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홍준표 대표는 전당대회 마지막 정견발표에서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대선주자들에 대한 음해공격이 시작된다. 이것을 막을 사람은 자신 밖에 없다’고 당원들을 설득했고 결국 당대표에 선출되는데 성공했다.
이를 두고 친박계에서는 친이계통이었던 홍준표 대표가 줄을 바꿔 서서, 박근혜 수호천사를 자처하는 것에 대해 못마땅해하는 시각이 크다.
그러나 내년 선거에서 야당과 피할 수 없는 한판승부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홍준표 대표에 대해 거는 기대 또한 큰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야당이었던 시절 홍준표 대표는 검사 출신답게 당시 여당을 겨냥한 비판으로 인해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던 만큼, 내년 총선에서도 저격수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리라는 것이다.
홍준표 대표는 대표로 선출된 후, 5일 ‘계파활동을 하면 공천을 주지 않겠다’며, 한나라당의 계파 해체를 선언했다.
한나라당은 당내에서도 이해관계와 정책의 차이로 인해 소장파, 신주류, 구주류, 무계파 등등 제각각 파벌이 나뉘어져 왔다. 재미있는 것은 이 파벌 싸움이 총선이나 대선 등 굵직굵직한 선거를 앞두고서는 어떤 모양새로건 협력관계로 바뀐다는 것이다.
외부의 적이 생기면 내부의 적은 사라진다는 말이 이처럼 잘 맞는 경우도 드물지만, 덕분에 한나라당은 선거에서 번번이 기사회생해왔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저격수 홍준표 대표의 등장에 민주당이 긴장한 가운데, 한나라당이 어떤 모습으로 협력관계를 다시 이루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