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이사장은 故노무현 대통령 2주기를 맞아 헌정한 책 ‘운명’에서 노무현 전대통령을 소환해 조사한 이인규 전 중수부장을 두고 ‘오만하고 대단히 건방졌다’라고 표현했다. 이를 두고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턱도 없는 소리이다. 공손히 잘 모셨다’며 받아친 바 있다.
문재인 이사장이 특정인물을 직접 겨냥해 ‘건방지다’라는 표현한 것도 자칫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을 법한 내용이다.
그런데 잠재적인 대선주자로 평가받는 두 사람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렸다.
김문수의 발언은 말을 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말은 타인과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기 때문에 입 밖에 나온 순간, 즉각적이고 즉흥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부풀려지기도 쉽지만, 한번 한 말을 되돌릴 수도 없다.
반면 글은 종이라는 공간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 대부분의 글은 표현되는 과정에서 많은 수정과정을 거치게 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이사장의 글은 그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객관적이고 신빙성 있는 느낌을 줄 수 있었다.
말과 글은 그 사람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김문수 도지사는 현재 미니홈피가 폭격을 당할 만큼, 누리꾼의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한 누리꾼이 올린 ‘이번 말실수로 인해 대권 따먹기는 글렀다’는 비난은 계속 패러디되며 회자되고 있다.
김문수 도지사 또한 언변에서 밀리는 정치인은 아니다. 그는 지난 선거 때 야권연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으며 또한 달변가로 유명한 유시민(현 국민참여당 대표)를 물리치고 도지사에 당선될만큼, 경기도민의 표심을 얻어온 다부진 언변가이다. 그러나 이번 말실수가 가져온 이미지의 타격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도지사가 이번 실수를 만회하고 경기도민의 지지를 이끌어냈던 본인의 이미지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