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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포장마차 17년… “힘든 고비 있었지만 늘 감사해”

서선례 사장의 ‘엄마네 떡볶이’… “옛 추억에 다시 찾는 단골손님도 많아”

강병후 수습기자 | 기사입력 2019/02/06 [18:35]

[인터뷰] 포장마차 17년… “힘든 고비 있었지만 늘 감사해”

서선례 사장의 ‘엄마네 떡볶이’… “옛 추억에 다시 찾는 단골손님도 많아”
강병후 수습기자 | 입력 : 2019/02/06 [18:35]

▲ 전남대학교 후문에 위치한 포장마차 ‘엄마네 떡볶이’에서 서선례 사장이 떡볶이를 팔고 있다.     © 강병후 수습기자

 

[뉴스쉐어=강병후 수습기자] “한번 오신 분이 두 번 세 번 꼭 찾아주시더라고요. 얼마나 감사해요.”

 

광주광역시 소재 전남대학교 후문을 가면 서선례(65‧여) 사장이 운영하는 포장마차 ‘엄마네 떡볶이’를 만날 수 있다.

 

추운 겨울임에도 포장마차 앞은 새벽 3시라는 늦은 시간까지 대학생‧고시생‧교수‧자영업자‧택시운전사‧대리기사 등 여러 손님으로 붐빈다.

 

서 사장은 “정말 감사하게도 꾸준히 손님이 오고 단골손님도 많다”고 말했다.

 

지금은 많은 손님으로 가득한 ‘엄마네 떡볶이’지만 서 사장이 포장마차를 시작하게 된 건 생존을 위한 발버둥이었다. 그는 “IMF 외환위기 당시에 쫄딱 망해서 갈 곳이 아무 데도 없었다. 그러다 먹고 살기 위해 포장마차를 시작했다”고 사연을 전했다.

 

그렇게 매일 오후 2시 정도에 포장마차 리어카를 끌고 나와 새벽 4시에 들여놓는 것을 반복한 게 17년. 그 시간만큼 서 사장의 포장마차에는 오랜 추억이 묻어있다. 

 

서 사장은 “15~17년 전에 왔다가 옛 추억을 생각해 다시 찾아주시는 분이 굉장히 많다”며 “오셔서 여기서 공부하고 학교 다니며 어묵 먹었던 것 등을 이야기해 주신다”고 말했다.

 

손님 중에는 이곳 떡볶이를 먹으며 공부하다가 인천광역시로 경찰 시험에 합격해 휴가 때마다 서 사장네를 들리는 이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소방공무원에 합격해 세종특별자치시로 갔다가 명절 때 내려오면 집보다 이곳을 먼저 들리는 이도 있다.

 

이런 일에 감사와 보람을 느낀다는 서 사장. 그러나 그가 포장마차를 하며 걸어온 길에 순탄함만 있지는 않았다.

 

5년 전쯤 고된 포장마차 일로 병원을 찾은 서 사장은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어야 했다. 바로 다리를 잘라야 할 수도 있다는 것. 이후 서 사장은 구급차를 타고 급히 조선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됐다. 그곳에서 허리 수술 2번, 다리 수술 5번을 받고 8개월을 입원했다. 서 사장은 “당시 교수님이 서울에 계셨는데 비행기를 타고 내려와 자정에 수술을 했다”고 전했다.

 

힘든 고비는 넘겼지만 병원비가 8600만 원. 서 사장은 “돈이 원수”라며 다시 장사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단골도 다 뺏겼을 거라는 생각에 “초심으로 돌아가 감사하는 마음으로 재시작하자”며 나왔다. 그런데 서 사장이 나오니 단골손님이 전부 다시 ‘엄마네 떡볶이’를 찾았다.

 

서 사장은 “한 교수님께서는 참외와 한라봉 한 상자씩을 주시며 ‘엄마네’ 나왔다고 반가워해 주셨다. 얼마나 감사한 일”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여전히 포장마차 일이 쉽지는 않다. 서 사장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2시간 반에서 3시간. 이마저도 예전보다 늘어난 것. 전에는 한 시간도 못 잘 때도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 커피 10잔은 기본. 손님이 많이 오니 한번 나오면 엉덩이 한 번 의자에 붙일 시간도 없이 있다가 새벽에 들어가는 게 서 사장의 일과다.

 

▲ 손님에게 떡볶이를 건네주는 서선례 사장     © 강병후 수습기자

 

그러나 고된 일과에도 서 사장은 손님이 음식을 맛있게 먹고 또 와주는 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소소하게 손님이 사과나 두유 등을 챙겨주시는 일이 있어 더욱 감사하다고.

 

이쯤 되면 단골손님이 많은 ‘엄마네 떡볶이’가 가진 맛의 비결은 뭘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서 사장은 “최대한 좋은 재료 가지고 성의껏 조미료 넣지 않고 자식들 먹일 마음으로 한다”며 “이것 외에 특별한 비법은 없다”고 말했다.

 

어묵 국물에도 그냥 물을 붓지 않는다. “집에서 2시간 넘게 끓여서 육수를 18~20봉 해서 가져온다”며 “그래서 그런지 올해 초에는 해돋이 보러 갈 때 손님마다 보온병에 국물을 싸가려고 난리가 아니었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늘 감사함이 입에서 떠나지 않는 서 사장. 그는 지금도 한결같이 자리를 지키며 뜨끈한 떡볶이와 어묵 국물로 많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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