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친부 자신이 모르는 아들이 갑자기 나타나 DNA 검사과정을 통해 양쪽이 같은 혈육임이 증명될 시 그 아들이 상속권을 주장하거나 부양료나 양육비 등 부자관계에서 발생하는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 어머니와 자녀는 출산이라는 자연적 사실에 의해 친자관계가 인정되지만 아버지와 자녀가 법률상 친자관계로 인정되기 위해선 일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비록 생물학적으로 부자관계(父子關係)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법적인 부자관계가 되지 못하면 가족법상 부자관계(친족)를 전제로 하는 권리와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모자관계(母子關係)’는 출산이라는 ‘자연적 사실’에 의해 인정되고, 그렇기 때문에 가족법(민법)에는 굳이 모자관계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출산이라는 ‘자연적 사실’에 의해 모자관계가 인정되면, 어머니의 ‘법률상 남편(夫)’이 아버지로 추정된다. 민법 제844조는 “처(妻)가 혼인 중에 포태한 자(子)는 부(夫)의 자(子)로 추정한다.(제1항), 혼인성립의 날로부터 200일 후 또는 혼인관계 종료의 날로부터 300일 내에 출생한 자(子)는 혼인 중에 포태한 것으로 추정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즉, 사람의 임신기간이 보통 10개월이고 일찍 출산하는 경우(예컨대 칠삭둥이)를 포함하기 위해 산모가 ‘혼인한 후 200일 후에 출생한 자녀’나 ‘혼인관계종료(이혼이나 사별) 후 300일 내에 출생한 자녀’는 산모가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하고, 산모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산모 남편의 자녀로 추정하게 된다. 과거 남편의 간통은 처벌하지 않고 처의 간통만 처벌한 것도 아버지가 누구인지 불분명해지는 것을 막고자 하는 가부장적 입장에서 입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머니가 자녀를 출산할 당시 ‘혼인’ 관계에 있지 않은 경우, 생물학적인 아버지가 법적인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는 ‘인지(認知)’라는 법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가족관계 등록에 관한 법률’ 의해 ‘인지신고’를 하거나(민법 제855조), 자녀나 자녀와 일정한 친족 관계가 있는 사람이 생물학적인 아버지를 상대로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해야 한다(민법 제863조). ‘인지청구의 소’를 흔히 강제인지라고도 한다. 법적인 부자관계가 형성되어야만 비로소 상속인이 될 수 있고 그 밖에 가족법상 부자관계로서 권리의무를 갖게 된다. 비록 DNA검사를 통해 생물학적인 부자관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법적인 부자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면 상속권 등 부자관계에서 발생하는 가족법상 권리나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법무법인 가족 대표 엄경천 변호사> 강릉고등학교 졸업 한양대 법학과 및 대학원 졸업 제42회 사법시험 합격 한국금융연수원, 서울지방변호사회 조세연수원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위원 법무법인 영진 소속변호사 서울중량등기소, 서울시청, 강남구청 상담위원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자문위원 팝펀딩, 성우전자, 에스인포텍 고문변호사 법무법인 정암 구성원 변호사 한국세법학회 회원 정선군 고문변호사 한국식품연구원 자문위원 한국가족법학회 회원 칼럼니스트 = 엄경천 변호사 기사제보 - newsshare@newsshare.co.kr < ⓒ 뉴스쉐어 -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정론. > 28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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