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 열풍으로 광주 인화학교 장애학생 성폭행 파문이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당시 사건 수사 담당으로 인화학교 교직원 6명과 청각·지적장애를 앓는 학생 9명을 조사한 김광진 형사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6년전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하는 글을 남겨 화제가 되고있다.

광주 남부경찰서 형사과 과학수사팀 김광진 형사는 지난 4일 오후 8시 40분께 자신의 트위터에 “저는 도가니 담당 형사였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남겼다.

▲ 6년전 '도가니' 인화학교 수사담당 김광진 형사 트위터에 게재된 글    (사진=김광진 트위터 화면캡처)

글 내용에서 김 형사는 “그 사건 이후 내 기억 속에 서서히 사라져 갔던 그애들을 기억하기 위해 당시 사건을 같이 수사했던 선배 형사와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며 “여학생들에게 피해내용을 확인하면서 세상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 내용을 확인하면서 이 사건은 세상의 모든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만든 일그러지고 처절한 그들의 수화에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 학생과 의사소통이 원활히 되지 않아 수화통역사를 통해 피해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 서로의 의사전달 과정이 어려운 점은 있었다”며 “하지만 손가락의 움직임이나 얼굴 표정에서 그들이 당한 고통이 텔레파시처럼 전달되어 내 가슴을 찌르는 듯 했다”, “정상인도 그런 피해를 당하면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법인데, 하물며 아픔을 감내하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만든 일그러지고 처절한 그들의 수화에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고 괴로웠던 그때의 심경을 고백했다.

또한 “영화 ‘도가니’를 보면서 한 장면 한 장면 마다 그 때의 사건 내용이 떠올랐고 몹쓸 짓을 당한 아이들을 볼 때마다 한명 한명 처절한 몸부림으로 수화를 하던 아이들이 생각났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에서 교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담당형사가 성폭력 신고를 받고도 수사하지 않고, 법원 앞 시위에 장애우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면서 물대포를 쏘는 등 과도한 공권력을 묘사하거나 피해 학생이 열차사고로 사망하는 등 사실과 다른 영화장면에 안타까움이 있었다”고 전하며 영화 ‘도가니’ 관람 후 아쉬움을 표현했다.

끝으로 그는 “하지만 영화를 통해 모든 국민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을 다시한번 자성하고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다행스럽다”고 말했고 “세상에 비밀이란 없으며 밝히지 못할 일이 없으리라”며 “우리나라에 비극이 재발되지 않길,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도 전했다.

한편 영화 ‘도가니’는 공지영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한 공유(32) 정유미(28) 주연의 영화로 현재 300만명 관객 돌파를 하며 사회고발 메시지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경기동북본부 = 장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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