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시내 학교의 무상급식 지원범위를 묻는 주민투표가 지역별 상반된 모습으로 진행됐다. 한나라당 텃밭인 강남 3구 지역에선 아침부터 100여m 줄을 서는 등 투표 열기가 높았다.
그러나 강북은 한산했다. 연령별로도 확연히 나뉘었다.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는 젊은이보다는 중·노년층이 훨씬 많았다. 대다수의 젊은 유권자들은 투표를 거부했지만 주요 인터넷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1위가 줄곧 '투표율'이었을 정도로 실시간 투표율 추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시장직을 내건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6시45분 종로구 혜화동 자치회관에 마련된 혜화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쳤다. 오 시장은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실제로 중요한 선거에서 중간지대 분류가 방향을 결정하는 변수가 되는 경우 많았다"며 "이번 주민투표도 특정 정당 , 이데올로기가 아닌 중간층의 투표가 운명을 가를 것"이라며 부동층(swing voter)의 투표 참여를 기대했다.
이어 "투표율이 33.3%에서 단 1%라도 부족하면 바람직한 복지의 미래를 판단하는 기회를 상실할 것"이라며 "선거 운동 과정에서 조금씩 긍정적으로 반응이 바뀌는 것을 느꼈지만 사실 (투표결과는) 예측불허"라고 말했다.
오전 10시에 20%를 목표로 했던 한나라당 예상과 달리 투표율이 저조하자 오세훈 시장은 조급한 심경을 토로했다. 오 시장은 오전 11시20분께 시청 서소문청사 별관 13층에 마련된 주민투표 투·개표 상황실을 방문해 "애간장이 탄다"고 말했다.
지난해 6ㆍ2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에게 몰표를 던졌던 강남권(강남ㆍ서초ㆍ송파)은 이번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새벽에는 50~60대 노령층이 투표장을 찾았고 출근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른 아침 100m 가까이 줄을 서서 투표를 기다리기도 했다.
반면 강북지역은 대체로 투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금천·관악·은평·중랑구 등은 하루종일 강남3구에 비해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했다. 다만 투표장을 찾은 50대 이상의 장년층은 대부분 서울시의 단계적 무상 급식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