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종교대화 모임, 존중·경청 속 신뢰 기준 함께 점검‘경서’를 묻자 ‘평화의 문법’이 보였다
이날 행사는 ‘믿을 만한 경서의 기준에 대하여’를 주제로 진행됐으며, 3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전통과 관점을 경청하며 종교 간 화합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모임은 종교마다 경서를 대하는 방식이 다르지만, 결국 사람을 바르게 세우고 공동체를 평화롭게 만드는 데 어떤 기준이 필요한지 함께 점검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패널로는 이종춘 고문(민족종교·태백진교), 김의석 강사(기독교·신천지예수교회), 김원택 이맘(이슬람교)이 참여해 각 종교가 말하는 ‘경서의 신뢰 기준’을 공유했다.
토론의 출발점은 “경서라면 반드시 담아야 할 핵심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었다. 참석자들은 서로의 답을 끊지 않고 끝까지 듣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갔고, 발표 후에는 “내가 알던 종교와 달랐다”, “표현은 달라도 문제의식이 닮아 있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풀렸다.
이종춘 고문은 민족종교의 관점에서 경서의 핵심을 신앙, 계율, 복음의 틀로 정리하며, 인간이 어디서 왔고 무엇을 향해 살아가야 하는지를 안내하는 내용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전통의 ‘하늘 사상’과 홍익의 가치처럼 개인을 넘어 공동체를 이롭게 하는 방향성이 경서가 삶에서 작동하는 기준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의석 강사는 기독교에서 경서를 믿을 수 있는 이유로 ‘예언과 성취’를 제시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말한 기록과 그 성취의 실체가 확인될 때 ‘신이 살아 있음을’ 검증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는 종교의 역할을 “하나님과 사람을 다시 연결하는 것”으로 짚으며, 경서는 그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길잡이이자 약도처럼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택 이맘은 모든 종교가 다뤄야 할 핵심 주제로 ‘궁극적 실재’, ‘인간의 본질과 목적’, ‘삶의 길과 그 결과(윤리와 종말)’를 제시했다. 이슬람에서는 유일신 신앙(타우히드)을 중심으로 인간의 책임과 삶의 윤리, 심판의 개념이 하나의 체계로 연결된다고 설명하며, 경서가 그 연결성을 명확히 제시할 때 신뢰의 토대가 단단해진다고 강조했다.
행사 말미에는 자유 질의응답이 이어졌고, 서로의 표현과 용어를 풀어 설명해 주는 과정에서 ‘논쟁’보다 ‘이해’를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참석자들은 “서로 다름을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평화를 만드는 대화의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HWPL 글로벌07지부 종교연합사무실 관계자는 “처음엔 용어도 다르고 관점도 달라 거리감이 있을 수 있지만, 경청과 질문이 쌓이면 충분히 신뢰가 생긴다는 걸 현장에서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종교연합사무실은 토론이 갈등으로 흐르지 않도록 ‘존중·경청·검증’의 원칙을 지키며 정기적인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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