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지사, 평화 행사 취소하더니 개신교에 “평화 위해 협력” 부탁헌법에 명시한 종교의 자유, 경기도에선 ‘무용지물’…신천지예수교회 “배신해도 되는 ‘2등 국민’ 존재하나 묻고 싶어”
지난달 29일 경기관광공사가 ‘시온기독교선교센터 115기 연합 수료식’에 대해 대관 당일 돌연 취소를 통보했다. 사유로 든 것은 북한 도발 위협. 그런데 속내는 결국 ‘기득권 개신교단 편 들어주기’ 였음을 시사하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기관광공사가 파주시 전역에 위험구역이 설정된 10월 16일도 아니고, 대관 당일인 29일이 되어서야 돌연 취소를 통보한 데 대해 근거로 내민 사유는 ‘북한 도발 위협’이었다. 그런데 정작 주최 측인 신천지예수교회는 파주시가 위험구역으로 설정된 16일 즉시 경기관광공사에 ‘행사 진행에 문제가 없는지’를 문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북한의 도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기민하게 대응한 쪽은 신천지예수교회였던 것.
게다가 이 문의에 대해 경기관광공사는 주최 측에 “대북 전단 살포 차단을 위한 조치일 뿐, 사전에 계획된 행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후 경기관광공사의 상급기관인 경기도가 대관 취소 사유 중 하나로 밝혔던 납북자피해자연합회의 대북 전단 살포가 문제가 되리라 생각했다면, 이 단체의 기자회견이 있었던 10월 24일 대관 재검토에 들어갔어야 했다.
그러나 경기관광공사는 대관 시작 전날인 28일까지도 주최 측에 “(대관)취소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행사 주최 측에 따르면 경기관광공사는 28일을 포함해 두 차례나 유선상으로 “규정상 취소 계획이 없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그러나 하루 뒤인 대관 당일, 경기관광공사는 사전 협의도 없이 행사 취소를 했다. 그야말로 완벽한 기만행위가 공공기관에서 버젓이 이뤄진 셈.
이후 경기관광공사의 행정에 대한 적법성이 도마 위에 오르자 공사 측은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긴급 지시로 취소한 것’이라는 떠넘기기식 답변을 내놨지만, 사태가 쉬이 진정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 상태다.
이 와중에 김 지사가 11일 도담소(옛 도지사 공관)에서 오범열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총회장과 연합회원을 초청해 ‘종교계의 협력을 당부’하는 간담회를 열었다고 경기도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문제는 김 지사가 먼저 ‘평화’를 언급했다는 것.
보도자료에 따르면 김 지사는 “접경지역인 경기도는 불안이 점증되고 있다”며 “평화와 도민들의 안전,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안전과 동포 간 평화·세계평화를 위해서 정말 많이 신경을 써야 될 때”라고 종교인들의 협력을 요청했다.
이에 오범열 대표총회장은 “(어수선함 속에서도) 경기도처럼 평화의 도가 없다”며 “지사께서 바쁜 가운데 오찬 간담회를 마련해줘서 감사하다”고 화답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지난 7월부터 신천지예수교회와 (사)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가 준비했던 종교지도자 포럼 및 수료식이 ‘첫 열매와 함께하는 평화의 바람’이라는 주제로 개최 예정이었던 점, 1부 행사 전체가 ‘세계 평화’를 소재로 했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그야말로 자가당착이다.
신천지예수교회 관계자는 “입장문에도 밝혔듯 행사에 모이기로 한 국내외 수료생 수만 명과 해외 각국 종교지도자 수백 명은 모두 ‘종교 간 벽을 허물고 하나가 돼서 지구촌의 평화를 실현하자’는 바람으로 모였다”고 행사 취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한 언론 인사는 “세계 평화를 주제로 열릴 예정이던 행사를 당일에 일방적으로 취소했는데, 불과 10여 일 후 ‘세계 평화를 위해 신경 쓰자’며 종교인들의 협력을 요청하는 간담회를 열고 보도자료를 냈다는 것은 누가 봐도 앞뒤가 안 맞지 않느냐”며 “결국 행정기관이 전통 기득권 교단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신천지예수교회는 이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 국가고, 신천지예수교회 성도들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그런데 도지사와 관광공사는 돌이킬 수 없는 순간에 이르러서야 보란 듯이 행사를 취소하며 국민을 아주 쉽게 기만했다. 신천지예수교회 교인은 ‘배신해도 되는 2등 국민’인지 묻고 싶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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